늘어질 것은 늘어져야 봄인데
애꿎은 시간만 늘어지고
거리 두라는데, 떨어지라는데
자꾸만 널 가까이 들여다본다
봄 II
살아 움텄다
아득한 산으로부터 흘러
겨울이 배설한 양수(羊水)를 떠나, 이제
태몽처럼 신비롭던 봄, 자궁을 나왔다
어수선한 세상 향해 꽃눈 뜨고
말없이 아우성이다
봄이 태어났다

봄 III
계단 틈에 홀로 핀, 제비꽃
새삼 외로운 2020 봄
실바람에도 서로 부비는 목련이
부러웠을까?
목련은 늘 제비꽃을 동경했다

봄 IV
겨우내 거리 둔 구석에서
시들어 짜낸 고혈로
꼿꼿이 싹 틔워 올렸다
봄은 저항의 계절
일어나라, 세상 모든 싹들이여
감자에 싹이 났다, 봄이 났다
봄 Ⅴ
화엄사 각황전을 떠난 흑매
내소사 범종각 곁의 산수유도
괴나리봇짐 멘 과거길 올라오듯
걸음걸음 다져 디디며 산 넘고
물 건너 올라 오고
막걸리 한 잔으로 허기 달랜
붉은 얼굴 더욱 화사하게 붉히고
백두대간 맥 짚으며 서울에 당도했다
한강 변 왕벚꽃들 어깨 걸고
꽃띠로 봄을 잇지만
낯선 객들을 경계하는 듯 멈칫거린
강바람 개나리 등을 밀고
남산을 오르며 온통 하나로
하나로 피워 온 산 뒤덮는다
다시 오른다, 북을 향하여
몽글몽글 목련, 함성으로 터지고
봄, 희망 고운 꽃잎에 담아
디디는 걸음 굳세게
북으로 북으로 올라간다
꽃샘바람 혹독하면 꽃 더욱
곱게 피울 터
땅 보기 민망하면
하늘 향해 피울 것인데
세상은 바이러스로 어수선할수록
눈치도 없이 곱디 곱구나
코로나는 철조망에 막히지만
매개도 필요없이 철책을 넘고
봄, 희망 기운을 북으로 넘겨주어
평화의 꽃으로, 하나의 마음으로
봄은 멀지 않으리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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