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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 이계선목사(6285959@hanmail.net).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 은퇴후 뉴욕 Far Rockaway에서 ‘돌섬통신’을 쓰며 소일.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외 다수. ‘등촌의 사랑방이야기’는 고담준론(高談浚論)이 아닙니다. 칠십 노인이 된 등촌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로변잡담(爐邊雜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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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도 한번에 3천불 주는 교회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2-11-27 (화) 13:03:28

 

한국여행중인 U목사가 주일에 강남의 M교회를 찾아갔습니다. K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교회입니다. U목사는 K목사가 부흥회(復興會) 인도하러 뉴욕에 올적마다 자주 만나는 사이입니다. 은퇴했지만 뉴욕의 명사급 목사이니까요.

 

수만명 앞에서 설교하고 있던 K목사는 U목사를 알아보고 강단으로 불러올렸습니다. 축도를 시키고 봉투를 주는데 3백만 원입니다. 와! U목사는 입이 벌어지고 가슴이 울렁거렸습니다.

‘축도 한번에 3백만원! 십여만명 모이는 대형교회라서 축도값이 어마 어마하구나..’

 

하나님이 주시는 하사금(下賜金)처럼 황은이 망극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돈을 세어 보는데 찝찝했습니다. 웬지 장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3백만원이면 월급쟁이 교인들 20명이 한 달 동안 뼈 빠지게 일하여 바친 십일조액수다. 그 많은 돈을 1분 축도하고 받아도 되나? 더구나 그 교회에 재정위원 집행위원이 있을 텐데 그 큰 돈을 즉석치킨처럼 목사마음대로 줘도 되는 건가?’

 

뉴욕으로 돌아온 U목사는 롱섬(롱아일랜드)에 사는 친구 L목사에게 놀란 가슴을 털어놨습니다. 간이 큰 롱섬목사는 껄껄 웃었습니다.

 

"U목사는 참 순진하셔. 어디 그게 대형교회 목사들뿐인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도 순시하다가 지시하면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현장에서 이행되곤 하지. 유신시절의 박정희대통령도 즉석에서 지시하면 그게 법령이요 예산집행이었어. 부패한 독재자들은 ‘짐은 곧 국가’식으로 나라 돈이 전부 자기 돈이지. 오늘 한국의 대형교회가 김일성왕조와 유신독재를 닮아가는 걸 어쩌겠노?"

 

화가 난 롱섬목사가 돌섬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나를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는’ 목사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3백만원을 받았다면 똥묻은 돌멩이 차버리듯 돈봉투를 발로 차 버릴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천만에요. 나는 한수 더 떠서 ‘300만원에 0을 하나 더 붙여서 기왕이면 3000만원을 주십사’ 하고 떼를 썼을겁니다.”

 

누구나 돈 권력 명예 쾌락을 좋아합니다. 법과 제도가 아니면 막을 수가 없습니다. 목사들은 모두 대형교회 꿈을 꿉니다. 구멍가게 주인들이 재벌 꿈을 꾸듯 말입니다.

 

그런데 소수의 재벌이 경제를 독점하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혼란이 일어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봉호박사는 지금 한국교회는 기독교역사상 최대로 부패(腐敗)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교회를 기업화 세속화로 전락시킨 대형교회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의 대형교회는 재벌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기로서니 축도 한번에 3백만원이라니? 미국돈으로 3천달러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비유하기가 좀 뭤 하지만 H재벌의 왕회장 생각이 납니다. 색을 밝히는 왕회장에게 밤마다 미녀배우 탤런트 가수들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늙고 머슴처럼 생겼지만 돈을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하룻밤을 안기면 아파트 한채를 줬다고 합니다. 5억쯤 되는 돈입니다.

 

1분 축도 300만원과 비교해봤습니다. 하룻밤이 8시간, 분으로 따지면 480분입니다. 1분에 3백만원이니 480분이면 4억 8천만원이 됩니다. 어쩌면 그리 비슷합니까?

 

대형교회목사를 색마 취급하는 게 아닙니다. 재벌 흉내 내어 돈을 물 쓰듯 하는 걸 비꼰 계산입니다.

 

‘난 이렇게 통 큰 목사요. 난 이렇게 성공한 대형교회목사요’

 

뉴욕에 할렐루야 대회 강사로 온 서울의 대형교회목사가 있었습니다. 그가 목회자 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교회는 일년 예산을 짤 때 아예 목사가 마음대로 쓸 예산을 수억원 책정해줍니다. 목사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쓰던 일체 터치를 안 해요. 그래야 목사 위신이 제대로 서고 설교가 권위있게 선포돼서 교회가 부흥되는 거야요”

 

“아멘 아멘!”

 

뉴욕 목사님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두드려대면서 아멘을 합창했습니다. 뉴욕 목사님들은 500불 쓰기도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50명 목사님들을 초청하여 식사대접하는 세미나 하기도 힘이 듭니다. 수석장로와 사전조율을 하고 제직회의 통과를 받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형교회목사님 이야기가 벙어리 냉가슴처럼 답답하게 합니다.

 

난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 돈을 목사마음대로 쓰게 하는 건 악법입니다. 유신이나 김일성독재가 악법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걸 자랑스럽게 떠들어 대는 목사는 제 정신일까요?좀 모자라는 바보일까요? 그걸 목회성공의 모델로 알고 부러워 아멘! 하는 목사님들은 도대체 뭘까요?

 

40년 전 난 30대 초반부터 부흥회를 다녔습니다. 요즘은 부흥회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강사 왕복비행기표, 강사, 호텔비, 신문TV 광고비, 강사사례비를 지출해야합니다. 그래서 매시간 헌금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마지막 금요일 밤에 한번 헌금을 했습니다. 돈 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백로지에 써서 인근교회 벽에 붙이면 됐습니다. 강사는 담임목사와 한방에서 나란히 잤구요. 닭 한 마리를 잡으면 이틀 동안 강사대접이 됐습니다.

 

기차왕복 값이 전부인 사례비는 금요일 밤에 걷는 헌금에서 떼어 냈습니다. 그래도 부흥회 할 때마다 성령(聖靈)을 체험하고 병이 낫고 교회가 부흥되는 역사가 많이 일어났지요.

충청도 홍성에서 부흥회를 끝냈을 때입니다. 어느 자매님이 달걀박스를 선물로 줬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와 3남매가 달려들어 세어봤습니다.

 

“와! 100개다. 일백개나 되는 이렇게 많은 계란을 한꺼번에 선물로 받다니!”

 

우리는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달걀꾸러미를 받고 즐거워 한 그때는 작은 교회 목회도 사례비 없는 부흥회도 즐거웠습니다.

 

지난해 10년 만에 한국에 가서 여러 곳에서 설교하고 사례비를 받았습니다. 50만원도 받고 10만원도 받았습니다. 부담스러웠습니다. 10만명 모이는 대형교회가 아니고는 모두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간 민폐(民弊)가 아닙니다. 다시는 한국에 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신자들은 헌금을 안내도 되고 설교자는 사례비를 안 받아도 되는 그런 교회는 없을까? 물론 천국에 가면 모든 교회가 그렇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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