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5월10일, PM 02:13:02 파리 : 5월10일, PM 09:13:02 서울 : 5월11일, AM 04:13:02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열린기자
·열린 기자 (562)
열린 기자
뉴스로는 네티즌 여러분을 위한 ‘열린 마당’입니다. 여러분이 취재한 이야기와 사진들, 화제와 에피소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인터넷 세상의 다른 분들과 함께 공유하세요. 타 매체에 올린 글들도 출처만 밝힌다면 환영합니다. 뉴스로 관리자(newsroh@gmail.com)에게 보내주시면 편집 과정을 거쳐 ‘열린 기자’ 코너에 게재해 드립니다.

총 게시물 562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악당들은 각오하라

글쓴이 : 김재환 날짜 : 2011-07-22 (금) 11:16:40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조작 방송은 누가 ‘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하는’ 거다. 우리 프로그램 제작의 첫 번째 수칙이 인위적인 연출금지다. 이번에 밝혀진 어이없는 조작(造作) 사건은 제대로 저널리즘을 훈련받지 못한 독립PD와 제작사의 오버 때문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조사 결과 조작에 대한 제작사의 책임이 명확히 드러나면 우리 프로그램에서 즉각 퇴출시키겠다. 앞으로 외주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실 제작비의 50~90%를 주고 저작권을 방송사가 다 가져가면 누군가는 ‘양심을 팔 것인가?’, ‘이 업계에서 생존을 포기할 것인가?’ 잔인한 선택에 내몰린다. 말도 안 되는 제작비로 짧은 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촬영하는 방법은 역시 조작이다. 그래도 모자라는 제작비는 협찬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받아먹는 뇌물(賂物)로 충당한다. 조작하고 뇌물 받는 PD와 제작사를 그냥 나쁜 놈이라고 한다면 방송사는 T.O.P다. 세상 온갖 나쁜 일은 다 시켜놓고 혼자 고고한 척 저널리즘과 공영성을 논하는 방송사가 미디어계 타락의 몸통이다.”

공영방송사가 제작사의 타락(墮落)을 견제하고 고발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 월급 주기도 바쁜 날라리 제작사 대표가 시간과 돈을 써서 더 나은 방송을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 황당한 역할 바꾸기 게임!

뇌물 주고받는 식당과 제작사 그리고 파워블로거, 그들을 이어주는 홍보대행사와 브로커, 돈으로 이 업계 사람들을 타락시켜온 프랜차이즈, 조작하는 PD와 작가, 싸구려 재미만 찾아 시청률을 올려주는, 조작에 중독된 저렴한 취향의 시청자, 오직 돈을 위해 이 모든 부조리에 좌판을 깔아준 방송사...

모두가 공범이지만 제일 책임이 무거운 하나만 꼽으라면 그건 공영방송이다. 누군가는 이 뇌물과 타락의 악순환을 끊어야 했고, 그건 내가 아니라 공영방송이어야 했다. 스스로 자신의 부조리(不條理)와 위선(僞善)을 고발할 용기가 없는 우리 시대 미디어계의 악덕 슈퍼파워, 겁쟁이 방송사들을 위해 다양한 사이즈의 맞춤 포탄을 준비했다.

난 이미 다 잃을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내겐 본전 이상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약점도, 잃을 것도 너무 많다. 잘 회의해보고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든 내게 칼을 겨누든 결정해라. 너희가 스스로 변화하길 거부하면 내가 바꿔주겠다. 이제 람보 모드로 전환한다. 악당(惡黨)들은 각오해라.

  

* 글쓴이 김재환 감독(42)은 영화 <트루먼쇼>의 한국판 리얼리티 버전인 독립영화 <트루맛쇼>로 올해 큰 파문과 화제를 일으켰다. 1996년 MBC PD로 미디어에 입문, 5년 뒤 퇴사해 독립 제작사 B2E를 창업했다. <트루맛쇼>는 브로커와 홍보대행사 외주제작자, 방송사, 스타가 유착한 TV맛집의 허구를 통렬하게 폭로한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를 위해 경기도 일산에 직접 식당을 차려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TV맛집과 관련한 검은 비리를 본때있게 까발겼다. <트루맛쇼>는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장편경쟁 부문 관객상을 받았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수정 삭제 글쓰기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