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광주민중항쟁 정신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고, 어떻게 계승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사회운동과 광주민중항쟁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신 고 윤한봉(尹漢琫 1947-2007) 선생께서 남기신 글들과 말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분의 삶을 안재성 소설가가 쓴 5.18 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이란 책도 다시 읽어 보았다.
5.8 기념재단 웹사이트도 뒤져 보고, 전남대학교 5.18 연구소의 김희송 교수가 쓴 글들도 검토했다. 이를 통해서 필자가 생각해 왔던 광주정신에 대한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
먼저 고 윤한봉 선생께서 초안(草案)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5.18 기념재단 창립선언문 (1994년 8월 30일)에서 광주정신을 찾을 수 있다. 선언문은 “그 동안 항쟁정신의 기념과 계승에 비해 게을렀던 대동정신의 기념과 계승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5·18기념재단이 어려운 준비과정을 거쳐 마침내 창립되었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선언문은 광주 민중항쟁 정신을 항쟁정신(저항정신)과 대동정신이라고 한다. 광주민중항쟁정신을 수 많은 광주 민중항쟁의 주역들이 10일간의 항쟁 기간에 보여 준 활동 속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신 군부가 민주, 인권, 정의, 평화, 연대, 상생 등의 중요한 가치를 짓 밟고 후퇴 시키려는 만행에 대항해 목숨을 건 항쟁에서 저항정신을 볼 수 있다.
계엄군에 맞서 싸우는 시민군들에게 물, 간식, 주먹밥 등을 나누어 주었던 양동시장과 대인시장 여성들 그리고 수 많은 시민들의 연대 행동에서 우리는 주먹밥 공동체를 만난다. 또한 부상당한 시민군들을 위한 목숨을 건 헌혈(獻血) 행렬을 통한 연대 행동에서 헌혈공동체를 찾을 수 있다.
계엄군들은 잔인하게 연대를 깨려고 했고, 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자발적으로 나눔의 연대를 실천했다. 수 많은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들 속에서 대동단결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 속에 대동정신이 있다.
필자는 정신계승을 소극적, 적극적인 계승으로 나누어 보고 싶다. 광주시민들이 지키려고 했던 민주, 인권, 정의, 평화, 연대, 상생 등의 중요한 가치를 한국이나 해외에서 지키려고 연대하고 노력하는 것이 광주정신을 계승하는 것이지만 소극적 계승이다.
광주항쟁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절차적 민주화가 진행되었지만,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는 많이 훼손되었다. 공정성 또는 평등성을 담보(擔保)하는 정책들이 그리 많지 않다.
적극적인 계승을 위해서는 민생문제에서 공정성 또는 평등성의 가치가 한국 사회 내에서 실현되려는 진보적 사회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런 가치 실현을 정부 정책도 도입되어야 한다. 예로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해소, 비정규직 문제 완화 및 해결, 취업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사회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가 공정성 및 평등성을 가지는 진보적 정책들을 실행하는 것이다.
대기업과 수 많은 하청기업 관계에서 차별의 완화 및 해소되는 방향으로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저항하고 단결할 때 적극적인 계승(繼承)이 이루어 질것이다.
글 신준식 |시드니 촛불연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