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서울시민에게 드리는 평화통일 호소문

2018년, 역사적인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남북의 합의들, 세기의 만남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북미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발표하던 날들을 우리는 또렷이 기억합니다. 남북의 약속이 담대하고 거창했던 만큼 군사, 경제, 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리라 믿었으며, 남북관계의 발전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남·북·미·중의 협상을 이끌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중단되었고 남북관계는 공동선언 이전으로 회귀(回歸)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번번이 문제가 된 것은 미국입니다.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던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워킹그룹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남북 간 철도, 도로의 연결도, 방역, 보건의료 협력도 ‘안된’다며 남북관계를 가로막았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적대정책 철회 요구에도 미국은 그동안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대북제재를 추가해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반대와 대북제재를 뛰어넘을 결단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한국의 군비 증강, 한미연합군사훈련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했지만, 공격적인 작전계획이 변경되었는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더욱이 대선국면에서 한반도를 전쟁의 참화(慘禍)로 만들지도 모르는 선제공격론이 아무렇지 않게 언급되며, 선제공격연습인 작전계획 5015를 연습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강행된다면 신뢰는 더욱 무너질 것이 뻔합니다.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 질서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 1차 목표가 한미일 전쟁동맹을 통해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한미관계는 불평등하고 심지어 종속적이기까지 합니다. 군사동맹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심화되는 미중 경쟁의 한복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는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자주와 평화,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위한 여정을 이대로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서울지역의 시민사회, 종교, 노동조합, 풀뿌리 단체는 천만 서울시민들에게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합니다.

이상 사진 AOK한국 제공
서울시민여러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통일된 한반도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고 실천(實踐)에 나서주십시오.
주권과 평화를 지키는 길에서 지금 당장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 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정부가 나서도록 촉구해 주십시오.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이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과 남북공동선언 이행의 입장을 내도록 촉구해 주십시오.
6년전, 촛불항쟁을 통해 부정의한 권력을 끌어내렸던 그 저력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주권국가로서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호소드립니다.
서울지역의 시민사회,종교,노동조합,풀뿌리 단체는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단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2022년 2월 23일
서울지역 78개 시민사회,종교,노동조합,풀뿌리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