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과 단체 등 200여명 참배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10일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 금정굴 현장. 한국전쟁 당시 이념의 광풍(狂風) 속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의 넋을 달래는 ‘제76주기(제34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시종 무거운 분위기속에 엄수되었다.
금정굴 민간인 학살사건은 1950년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황룡산 일대의 금정굴에서 벌어진 참극이다. 인천상륙작전 직후 수복 과정에서 부역 혐의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주민과 그 가족 등 최소 153명 이상의 민간인들이 적법한 재판 절차도 없이 고양경찰서 소속 경찰과 치안대, 태극단 관련자들에 의해 집단 총살당하고 17m 깊이의 수직 굴 속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국가권력과 민간인 인권 침해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비극으로 남아 있다.


이날 위령제는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고양유족회, (재)금정굴인권평화재단,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가 공동 주관하였다. 후원단체로 (사)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와 (사)평화누리 등이 함께 했다.
유가족과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와 부천지부 회원 40명 등 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신기철 인권평화연구소장의 진행으로 전통 제례와 추모식 순으로 치러졌다. 희생자들의 원혼을 부르고 잔을 올려 넋을 위로하는 초헌, 고유문 낭독이 이어졌고 엄숙한 추모 의례를 시작으로 경과보고와 추도사가 전달되었다.
최승호 제5대 고양유족회 회장과 강언규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유족들과 내빈, 시민들이 함께 헌화하고 분향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김기성 씨의 무형유산 살풀이 공연 '공감'과 거문고 연주 '거문고 자리'(김춘설, 최예지)의 서정적 선율 속에 추모객들은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이었다.

오랜 세월 침묵 속에 잊혔던 이 사건은 1993년 유족회가 결성되고 첫 위령제가 열리면서 비로소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5년 9월, 당국의 방해 속에서도 유족들이 직접 손으로 흙을 퍼 올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유해(遺骸) 발굴에 나섰고, 발굴 작업 끝에 다량의 유골과 함께 탄피, 삐삐선, 댕기머리, 교복 단추 등 참혹한 증거들이 출토되며 학살의 실체가 45년 만에 드러났다.
위령제전위원회 공동대표(최승호, 강언규, 홍영표)는 모시는 글을 통해 “수백 명이 희생된 현장, 부모와 자식이 분노와 절망 속에서 서로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곳이 바로 이곳 금정굴”이라며 “국가는 2007년에야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국가에 의한 불법 집단학살이었음을 인정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골과 현장은 온전히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애통함을 전했다.


이상 사진 민족문제연구소 백창환 고양파주지부장 제공
한편 이날 행사를 후원한 민족문제연구소의 백창환 고양파주지부장은 “오늘 회원들이 본부 방학진 실장의 안내로 성동리 참여와속죄의 성당과 장준하공원을 방문하고 황룡산 금정굴위령제 추모제에 참석했다. 이어 행주산성과 행주나루 선상만세를 끝으로 마무리해 뜻 깊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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