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공모전 김희조 구제완 박현진 선정

2025 제22회 AHL-T&W Foundation

뉴욕의 비영리 한인미술인지원단체 알재단(AHL Foundation, 대표 이숙녀)이 제22회 현대미술 공모전(AHL-T&W Foundation Contemporary Visual Art Awards)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희조(Heejo Kim), 구제완(Jewan Goo), 박현진(Hyunjin Park) 작가

올해도 교육계, 갤러리, 문화기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심사위원이 참여하여 1차 심사와 2차 토론의 과정을 거쳐 김희조, 구제완, 박현진 작가가 선정됐다. 기존의 금·은·동상 수상 형식을 없애고, 세 작가 모두에게 각각 5,000달러의 전시 지원금을 수여한다.

최종 3인의 수상 작가는 작품 활동을 위한 기금과 오는 2025년 10월 알재단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2003년 재단 설립과 함께 시작된 알재단 현대미술상은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현대미술 작가들을 지원하는 연례 프로그램으로, 2016년 부터는 T&W 재단(대표: 토마스 클레멘트(Thomas Park Clement) & 김원숙(Wonsook Kim))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올해 현대미술상 심사 위원으로는 아만트(Amant)재단 큐레이터인 이안 월리스(Ian Wallace), 라이언 리 갤러리(RYAN LEE Gallery)의 파트너 제프리 리 (Jeffrey Lee), 코넬 대학교 건축예술대학(Cornell University College of Architecture, Art, and Planning)의 교수 엘리자베타 멕신(Leeza Meksin)가 참여했다.

김희조(Heejo Kim) 작가는 2018년에는 서울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BFA(미술학 학사)를 취득하였으며, 메릴랜드 예술대학(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의 LeRoy E. Hoffberger School of Painting 프로그램에서 2023년 5월 MFA(미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김작가의 인물 유화 작품은 타인 및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녀는 성별, 나이, 민족성 등 가시적인 정체성 표식을 해체(解體)하며 모호성을 탐구한다. 타자와 개인의 경계가 흐려진 작품 속 인물들은, 그들의 몸짓을 통해 ‘행동’보단 ‘함께 고독하기’와 같은 친밀함을 보여준다.

불교의 연기(緣起) 개념과 롤랑 바르트가 말한 ‘함께 있음’의 윤리적 방식으로서의 ‘부드러움(tenderness)’ 개념에서 영향을 받은 김희조의 작업은 ‘나’와 ‘타자’ 사이에서 완전한 이해의 불가로 인한 고립이 아닌, 존재란 끊임없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이 공간에 머무르며, 바디 랭귀지를 통해 서로를 마주하고, 감응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조용한 의지를 전한다.

구제완(Jewan Goo) 작가는 연구 기반의 시각 예술가로, 시각 문화 연구와 비평 이론의 분석적 틀을 통해 식민주의적 법적 가시성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그는 이미지 기반 작업을 통해 국가 기록 보관소에 축적된 역사적 정당성과 이념적 서사를 구축하는 문서화 체계와 법적 구조를 법의학적 발굴 및 반시각적 전략으로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탈 구금 기록 이론과 탈식민적 실천을 바탕으로, 팔림프세스틱적 개입(palimpsestic intervention: 기존 기록 위에 새로운 해석을 덧입히는 방식)을 통해 시각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재구성하고, 기록 보관소의 침묵에 내재한 인식론적 폭력을 드러낸다. 구제완은 그림자 기록 보관소를 쟁점화(爭點化)된 장소로 삼으며, 제도적 권위에 도전하고 헤게모니적 틀을 전복하는 이미지를 통해 재현의 주권을 주장하고 억압된 지식을 회복한다.

그의 연구는 제국주의적 시각 체제, 공간적 장치, 그리고 법적 인프라가 어떻게 배제를 구조화하고 집단적 서사에 대한 접근을 조절하며, 권력을 자연화하는지 탐구한다. 국가 기구와 규율 권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그는 제도화된 인식 체계가 오늘날의 지각적·상징적 질서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재구성한다. 구제완은 필라델피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MFA(미술학 석사)를 취득하고 TILT AIR, Yaddo, Emmanuel College AIR 등의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박현진(Hyunjin Park) 작가는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 작가이자 연구자로, 인간과 비인간 동물 사이의 역사적이고 정서적인 연결을 추적하며, 현대와 과거, 삶과 죽음, 인간, 동물, 기계 사이에 그어진 경계(境界)들이 어떻게 흐려지는지를 탐구한다.

2022년 갤러리 의외의조합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25년에는 챔버(서울)와 오픈스페이스 배(부산)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으며, 토탈미술관, 온수공간, 홍콩 후이 갤러리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한화 영민문화재단 선정 작가로 프랑스 Domaine de Boisbuchet(2024)에 참여했고,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펠로우십(Vermont Studio Center Fellowships, 2024), 와사익 프로젝트(Wassaic Project, 2025), 워터밀 센터 레지던시(The Watermill Center Artist Residency Program, 2025) 등 다수의 국제 레지던시에 선정되었다.

알재단 이숙녀 회장은 “올해로 제22회를 맞이한 알재단 현대미술상은, 전 세계 각지에서 중견 작가로 성장한 80여 명의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알재단의 자부심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정된 세 명의 수상 작가에게 축하를 전하며, 탁월한 지원자 중 고심 끝에 심사를 맡아주신 위원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수상자들은 알재단 작가 동문회에 자동으로 가입되어, 향후 알재단 및 국제 작가 네트워크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게 될 예정이다. 작가들의 예술적 여정(旅程)에 알재단이 든든한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 현대미술상 시상식은 11월 1일(토) 알재단 22주년 시상식 및 갈라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의: info@ahl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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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뉴욕 알재단 ‘한(恨)의 메아리’ 그룹전 (20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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