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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쿠바 정상화, 북-쿠바 영향 적을 것” 타스통신

글쓴이 : 이바노프 날짜 : 2024-03-13 (수) 18:29:20


‘쿠바 친구는 새로운 두 친구보다 나을까?

 

한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 수립에 대해 러시아 타스 통신이 주목한 기사를 서울발로 보내 관심을 끈다.

 

타스통신의 이고리 이바노프 서울특파원이 한국이 쿠바와 외교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와 북한과 쿠바의 관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분석했다.

 

한국과 쿠바가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2월 14일 유엔 주재 양국 공관 간의 문서 교환에 대한 소식은 예상치 못했다. 놀랍게도 이 소식을 보도하는 언론에 조차도 전혀 사전 노출이 없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당국은 북한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이미 이 사건을 '외교적 인정'라고 불렀는데, 이에 대해 이의(異議)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쿠바의 한국 인정이 북한 지도부에 '충격'과 '타격'을 안겨줬다고 보고 있다. 일부는 더 나아가 북한이 이를 반제국주의 대의에 대한 '배신'으로 인식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다가올 쿠바 대사관 개설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은 북한의 반응에 더 관심이 있다. 이번 협상의 주요 목표인 외교적 승리라는 사실은 이미 달성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쿠바산 시가가 좀 더 많이 판매되고 개발 분야에서 '보답(報答)'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북한-쿠바-한국 삼각관계의 복잡성

 

분명 흥미로운 사건이지만 세계 또는 두 국가의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는 한반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북한-쿠바-한국 삼각관계의 복잡성을 살펴보는 것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 쿠바는 1949년 한국을 인정했지만 1959년 자유의 섬에서 혁명이 일어났고, 이후 쿠바는 한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북한과 국교를 수립했다. 그 이후로 북한과 쿠바는 종종 형제 관계로 묘사되는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6년(미국과 쿠바의 국교가 복원된 지 거의 1년 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카리브해 정상회의를 계기로 쿠바를 방문하여 쿠바 외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2023년 5월에는 당시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이 과테말라시티에서 쿠바 차관을 만났다. 두 차례 모두 한국 대표들은 대사관 교류를 제안했다.

 

쿠바의 경우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것은 오히려 예외적인 일이었다. 쿠바는 거의 전 세계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국 대통령실은 이 사건이 한국이 구 사회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수립하려는 "노력의 정점"이며 "누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사회주의 블록 돌파'는 1989년 헝가리를 통해 처음 일어났다.

 

현재 한국과 쿠바가 주고받는 문서는 오히려 과거 냉전 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북한과 한국 사이의 외교적 인정을 위한 타협 없는 투쟁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으며, 그 흥미는 오래 전에 사라졌다. 한국 외교부 자체는 쿠바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93번째 국가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유엔 회원국 중 한국은 시리아와 만 외교 관계가 없다. 물론 한국 외교부는 북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동시에 외국 국가가 "분단국가" 중 하나에만 대사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할슈타인 독트린(독일 외무부 장관 발터 할슈타인의 이름을 따서 명명)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무시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그 효과는 태평양 도서 국가와 중국에서나 볼 수 있다.

 

북한은 160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냉전이 끝날 무렵 한국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지만, 북한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같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왜 지금일까?

 

이 상황에서 가장 주목할 만 한 점은 타이밍이다. 불과 한 달 반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북한의 "주적(主敵)"으로 선포했다. 그는 사실상 남북한을 적대적이고 분리된 두 국가로 규정했다. 이것이 쿠바 측에 편리한 구실로 작용했을까?

 

한편, 북한은 2023년 가을부터 해외 외교 활동을 축소하고 있다. 북한은 9개의 외교 시설을 폐쇄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를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한 일상적인 업무 재편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북한이 한국과의 냉전식 외교 경쟁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까?

 

친서 교환 후 한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강력한 반응을 기대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일부에서는 최근 북한 뉴스에서 쿠바에 대한 언급과 반응이 없는 것조차 자존심이 상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일본이 "과거의 비생산적인 접근 방식"을 포기한다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향후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등의 "외교적 반격"이 이미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일본 정부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쿠바-한국 수교 소식이 북한 국내 정치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 '외교적 재앙'이 북한 외무상을 문책(問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한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 수립은 북한에 불쾌한 사건이지만 쿠바의 역할이 크지 않고 북한의 대외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사건은 아니다. 2022년 무역 매출의 96.7%를 차지한 중국과의 갈등(葛藤)은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북한 지도부는 주요 파트너 인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대응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과 미국을 기쁘게 할 것 같지 않다.

 

미국의 반응은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다소 절제된 모습을 보였는데, 미 국무부는 한국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은 미국이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쿠바와 북한 우정과 동맹 오래갈 것”

 

이제 한국 언론이 왜 북한이 큰 상처를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할 때이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두 나라 국민에게 가한 불행으로 인한 화해할 수 없는 반미 입장에 기반한 사회주의와 연대라는 공통된 대의에 속한다는 뻔한 이야기는 더 이상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1960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는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을 모범(模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1986년에는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평양을 방문했는데,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보이콧의 핵심 운동가였다. 카스트로는 한반도의 두 국가가 공동 개최하는 것을 선호했고, 서울은 올림픽을 통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만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피델 카스트로는 "서울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미국이 점령한 관타나모 만 해군 기지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 쿠바는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고, 소련은 메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라울 카스트로의 말이다. "어떤 사안에 대한 쿠바인들의 의견이 궁금하다면 북한인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누군가가 북한인의 입장을 알고 싶다면 쿠바인들에게 물어보면 된다."라고 쿠바와 북한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두 나라는 김일성 주석과 피델 카스트로의 게릴라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2016년 쿠바 혁명 지도자가 사망했을 때 북한은 3일간의 애도(哀悼) 기간을 선포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주재 쿠바 대사관을 방문해 고인을 북한 인민의 절친한 친구라고 칭했다.

 

국가 간의 관계가 완전히 평온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미 다른 세계 상황에서 2003 년 도쿄를 방문한 피델 카스트로는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이 핵 문제에 대해 북한에 공동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에 카스트로는 한국인의 근면함에 감탄했다. 당시 한국 현대 중공업이 쿠바섬에 544개의 소형 컨테이너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두 번째 북한-쿠바 정상회담은 피델 카스트로의 방문 이후 32년이 지나서야 열렸다. 2018년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이 북한 수도(首都)를 방문했다.

 

어떤 식으로든 북한은 '약간의 냉각'이 있더라도 쿠바와의 정치적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세 번째로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된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의 성공(베트남과 한국의 과거는 미국 편에서 베트남 전쟁에 한국군이 참여함으로써 훼손되었지만)을 한국이 쿠바 공화국과 반복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쿠바와 한국의 외교 관계 수립은 시간의 흐름이 불굴(不屈)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정세를 보면 적어도 동북아시아에서는 '오래된 우정과 동맹'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고르 이바노프 서울 특파원 | 타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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