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百年前) 오늘 신문<7>
한국에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킨 주인공은 가수 윤복희다. 1967년 귀국한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착용하여 장안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를 젊은 여성들이 따라하면서 대유행을 하게 되었는데 윤복희는 이듬해 미니스커트를 주제로 삼은 영화 ‘미니아가씨(1968)’에 출연하기도 했다.
얼마나 당시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선호했는지 남자와 선을 보고 시집갈 집에 인사를 갈 때도 미니스커트를 입을 정도였다나.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젊은 처자들의 민망한 차림에 혀를 끌끌 찼을지언정 당시 사회분위기는 그렇게 보수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러한 기류를 단숨에 과거로 퇴행시킨 장본인이 있었으니 바로 박정희 유신정권이었다.
영구집권을 꾀하는 시월유신을 선포하면서 사회기강(社會紀綱)을 잡는답시고 미니스커트 여성과 장발 남성을 풍기문란(風紀紊亂)으로 규정하고 경찰이 단속하는 웃기는 짓들을 해버린 것이다. 당시 신문 사회면이나 주간지에 경찰이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을 잡아 얼마나 짧은지 자로 재는 사진들이 심심치 않게 실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커트에 대한 여성의 욕구는 한세기 전에도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치맛단이 줄어드는 여성들의 옷매무새를 풍자한 동아일보 1924년 3월 4일 만평이 그것이다. 이틀 뒤인 3월 6일 만평에선 젊은 남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옷차림을 부랑자로 빈정댄 걸 보면 당시 젊은 남녀들이 유행에 얼마나 민감했는지 잘 말해준다.
아카이빙 전문매체 근대뉴스(http://www.19c.co.kr/) 가 제공하는 백년전 신문기사를 소개한다.

☯ 동아 만화 (1924.03.04.)
유행(流行)의 몇 가지
저고리가 길어지는 대신인지 치맛단은 점점 줄어든다. 아래로 줄다가 무릎이 나올 지경이니까 이번에는 위에서 내리 줄여서 그 기다란 저고리 밑으로도 치마 허리가 나온다. 길고 짧고 다 제 멋이지만 요 다음이 좀 염려인걸.
☯ 동아 만화 (1924.03.06.)
유행의 몇 가지

새파랗게 젊은 놈이 질질 끌리는 『임바네쓰』 발등 소독한 면말(綿襪; 솜버선)에 뒷발 막넌짓 신고 한 쪽 날개 척 뒤로 제치고 옹구바지를 질질 끌며 가는 모양은 아무리 에누리하고 보아도 부랑자(浮浪者)같다.....같다. 아니 성낼 것이야 무엇 있소. 좀 같다고 하였기로.
☯ 가경(可驚)할 여자 전매범(專賣犯) (1924.03.03.) 동아일보
남의 집 처녀와 처(妻)를 꼬여다
100원 내외의 돈에 판 범인들

며칠 전에 유인죄로 대거지방법원 김천지청 중촌(中村) 판사의 손에 예심을 마치고 대구지방법원 합의부로 넘어간 4명이 있는데, 그 자들은
-. 경북 김천군 김천면 남산정 이희망(李希望·28)
-. 대구부 남산정 정한룡(鄭漢龍), 심동철(沈東哲·43), 유용금(柳龍今·43) 등 4명으로 모두 유인범 전과자로 항상 일정한 직업이 없이 각처로 돌아다니며 교묘한 수단을 써서 남의 처와 처녀를 유인하여 팔아먹는 요새 드물게 보는 간악한 인육전상자(人肉專商者)라. 그 범죄 건수를 들면 1922년 11월 16일 김천면 남산정 배우직(裵又直)의 처 김선일(金善一·22)을 유인하여 68원에 경성부 경운동 조상태에게 팔았으며, 1923년 3월 19일 김천면 남산정 최암간(崔岩干)의 처 신음전(愼音田·24)을 56원에 충북 영동군 황간면 회포리 배만옥(裵萬玉)에게 팔았으며, 1923년 4월 중에 대구부 최덕원(崔德元)의 집에서 최봉애기(崔鳳愛基·18)를 개성에서 동업하는 임정진(林貞鎭)의 소개로 영동군 차재홍(車在弘)에게 125원에 팔았으며, 1923년 5월 중에 청도군 운문면 상동 배치준(裴致俊)의 처 윤남이(尹南伊·26)를 위 임정진의 소개로 씨명 미상(未詳)한 자에게 100원에 팔았으며, 1923년 5월 중에 대구부 남산정 노상리 김선이(金仙伊·12)라는 처녀를 팔려고 데리고 다니다가 김천역에서 형사에게 잡힌 것이라는데, 이상 범죄 건수는 김천지청에서 드러난 것 뿐인 바 그 외에도 그자들의 죄상은 부지기수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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