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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亡子)들을 위한 파티..묘지 마케팅

글쓴이 : min 날짜 : 2010-08-19 (목) 13:19:42

영안실 예배당에선 달콤한 브라우니 냄새가 났다. 벤치형 좌석 끝에 마련된 티슈는 눈물이 아니라 프라이드 치킨을 먹을 때 기름기를 닦기 위한 것이다. 음악밴드가 복도를 오가며 신나게 분위기를 띄운다...

월스트릿저널(WSJ)이 12일 A섹션 1면에 미국 공원묘지(세미트리)들의 이색적인 손님끌기 마케팅을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세미트리 마케팅은 콘서트를 열거나 바비큐 파티와 댄스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나타나고 있다.

목적은 간단하다. 공원묘지에 대해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다. 멋진 경험을 제공해 ‘우리 가족이 이곳에 있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하도록 말이다. 코네티컷 하트포드 세다 힐 세미트리의 윌리엄 그리스월드 부감독관은 정기적으로 ‘스캐빈저(거리청소부) 헌트’라는 물건 갖추기놀이 게임을 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헐리우드 포에버는 모설리엄(하우스형 묘지) 돌벽을 상영막으로 여름이면 수천명의 관객들에게 야외 영화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미시건 플랫 락의 미시간 메모리얼 파크는 장애 어린이들을 초대해 비석들이 둘러싼 고요한 연못에서 낚시대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의 데이비스 세미트리는 시짓기 워크숍, 아트쇼 등을 계획하고 있다. 네브라스카 링컨의 와이유카 세미트리는 셰익스피어 페스티발을 열었고 결혼식을 위해 진기한 예배당을 대여하고 있다. 콜로라도 휘트릿지의 올링거 크라운 힐 세미트리는 불꽃놀이와 스카이다이버들이 어우러진 대규모 메모리얼데이 파티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에버그린 메모리얼 히스토릭 세미트리는 사상 처음 박람회(博覽會)를 열었다. 이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은 페이스페인팅과 라이브 락공연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젊은 층이었지만 행사를 조직한 스테픈 와일드 씨는 결국은 이 행사가 성공할 것이라며 “이들의 가족이 있지 않냐. 부모와 조부모들 말이다”라고 물었다.

“세미트리의 감독관들은 많은 축제들을 밤에 개최함으로써 본업(?)인 장례식을 거행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다. 하지만 조문객과 피크닉을 온 사람들 사이엔 긴장감이 있기 마련이다.” 브루클린 그린우드 세미트리의 역사가 제프 리치맨 씨의 말이다.

보스턴 대주교 산하 카톨릭 세미트리 협회를 운영하는 뢉 비스콘티 씨는 “우리는 마켓에 대한 욕구를 이해한다..하지만 그렇다고 무덤에서 파티를 여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낚시 이벤트를 열었던 미시건 세미트리의 켈리 드와이어 씨는 한 여성의 항의편지를 받은 일이 있다. 그녀는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아이들 때문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편하게 누워있지 못하겠. 세미트리는 망자(亡子)를 위한 장소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버의 페어몬트 세미트리에서 최근 열린 ‘솩 홥(양말만 신고 추는 춤)’ 이벤트는 실망스런 결과를 보였다. 항의 때문에 안된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이들은 대부분 노인들이어서 춤을 즐긴 이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세미트리들은 100여년전 사회적 허브역할을 했다. 가족들은 주말에 마차를 타거나 배를 타고 오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서 피크닉도 했다. 브루클린의 그린우드 세미트리는 19세기 중반 50만명의 방문자들을 맞았다. 이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은 관광객들에 맞먹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이젠 사람들이 ‘오, 아름다운 날이야. 오늘 우리 세미트리에 가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국제세미트리 화장장례협회의 로버트 펠즈 변호사는 말했다. “세미트리들은 커뮤니티 안에서 그 위치를 재설정해야 한다.”

싱글 그룹과 함께 하는 기업가인 켄 쿼튄 씨는 “사람들은 그들이 익숙한 장소에 가는 경향이 있다. 왜 맥도날드가 해피밀즈를 갖고 있을까. 당신은 어렸을 때부터 그곳에 갔다. 행복한 기억덕분에 어른이 된후에도 가게 된다”고 말했다.

영안실 바깥에 선 채 쿼틴 씨는 어두운 무덤에서 재즈음악을 감상하며 거니는 커플들을 바라보며 ”아마도 이것이 그들의 해피 밀 아니겠냐?“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가이드 투어 입장료 받기도

요즘 전통있는 세미트리들은 가이드가 있는 투어시 입장료를 받는다. 무덤 주인공중 유명한 인물이나 악명을 떨친 이들의 묘지를 설명하고 산책할 기회를 준다.

파리의 뻬흐 라쇄즈가 바로 대표적인 공원묘지다.

사실 모든 부동산이 그렇듯 문제는 로케이션(장소)이다. 아파트를 고를 때 사냥꾼들이 공원이나 전망좋은 곳, 세미트리와 가까운 곳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대개 미국인들은 오픈된 곳보다는 나무 아래 매장되는 것을 선호한다. 화려한 빅토리아 풍의 대리석이 평평한 묘지석보다 선호된다.

그리고 아시아권은 다르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아시안들이 언덕 위에 묻히기를 바란다며 “중국인들은 언덕 정상을 사기 위해 많은 돈을 감수한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팔 언덕이 없으면 불가능하지 않겠녀” 고 피시맨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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