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13세소년들이 유년기를 마치고 사춘기로 접어들 때 하는 첫 번째 일은 듬성듬성 나기 시작하는 수염을 깎거나 여자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조던 로메로는 에베레스트 산을 세계 최연소로 정복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그는 아버지 폴 로메로와 직업모험레이싱 동료인 카렌 룬드그렌 등 동료들과 함께 베이스 캠프를 출발했다.
폴 로메로는 최근 베이스캠프에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것은 내 의사가 아니다. 아들은 스스로 원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단은 우리를 7개 대륙 정상으로 이끌고 있다. 우리는 단지 아이의 소망을 도울뿐”이라고 덧붙였다.
조던의 에베레스트 도전은 봄철 좁은 능선을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산악계를 중심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불과 열세살의 소년이 극한의 고도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견뎌내야 하는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다.
아직 캘리포니아 빅베어 출신인 조던 팀은 이미 지난 3년간 7개 대륙 최고봉 중 5개를 성공했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19,340피트)를 시작으로 유럽의 엘브러스(18,510), 호주의 코스시우스코(7,310)를 차례로 올랐다.
5피트10인치의 신장에 160파운드의 조던이 에베레스트(29,035)와 안타르티카의 빈슨마시프(16,067)을 정복한다면 7대륙 촤고봉을 모두 오른 200명에 합류하게 된다.
조던은 베이스캠프가 있는 해발 1만7000피트 지점에서 보낸 이메일에서 “어릴 때부터 대륙의 최고봉들을 오르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며 “내가 서두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에베레스트가 지금 내 앞에 있고 열세살인 내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틴에이저로 에베레스트와 7대륙 최고봉을 오른 경우들은 물론 있다. 최연소기록 보유자는 지난 1월 유타 출신 조닌 콜린슨이 세웠다.
조던은 빠르면 21일 정상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18일 강풍으로 인해 2만1300피트 지점의 전진캠프에서 대기하는 바람에 23일로 연기했다.
한편 맹인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기록은 2001년 에릭 웨이헨메이어가 유일하게 수립했다. 그는 13세 소년이 열정적이고 위험한 도전을 신중하게 숙고하는 이들 중 하나다.
“내 생각은 열세살이란 나이는 스스로 결정할만큼 감정적 성숙이 되기엔 어린 나이라는 것이다. 내가 산에 올랐을 때 내가 영웅으로 생각한 에드 비스터스와 같이 있었는데 그는 나 때문에 대원들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꿈을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계와 산악계의 일부 사람들은 어린이들이 높은 고도에서 받는 영향을 걱정한다. 사춘기의 나이에 고산병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결론은 없다. 브루클린의 마이모나이즈 어린이병원에서 소아과전공의인 미하일 카자흐코프 박사는 “13세 소년이 극한의 고도에 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던은 어른의 신장과 체중을 갖고 있고 육체적 인내와 훈련의 수준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에 에베레스트에 오른 다른 어른들처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감정적 스트레스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뇌의 3차원 MRI 이미지를 연구한 국립정신건강기관에 따르면 사춘기의 뇌는 자기조절이나 의사결정, 감정과 위험감수행동의 영역에서 역동적인 발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로 ‘광폭한 10대’라는 저서를 펴낸 마이클 브래들리 박사는 “조던은 육체적으로 강한 틴에이저이지만 정제되지 않은 힘과 브레이크와 헤드라이트가 없고 개스페달에 일정한 힘을 주지 못하는, 완성되지 않은 페라리와도 같다고 말했다.
브래들리 박사는 “대부분의 13세 소년은 삶과 죽음의 결정에 대한 인식이 없으며 그들이 사인한 것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비록 조던이 꼬불꼬불한 블론드 머리를 갖고 샤워와 양치질을 잊고 친구들처럼 캘리 P와 제이 Z에 귀기울인다.
룬드그렌은 “산에 오르는 것은 물론, 돌아오는 것도 리허설을 해봤다며 “조던은 준비됐다. 그는 강하고 영리하며 조용하고 한마디로 위대한 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의 기술과 힘, 정신적 능력에 익숙해 있다”면서 “2년전, 아니 1년전만 해도 에베레스트 행을 말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던이 세계에서 가장 추운 봉우리로 알려진 알래스카의 데날리(20320 피트)에 올랐을 때는 11세였다. 그때 이후로 에베레스트에 대한 그의 준비는 시작됐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조던은 22일 마침내 에베레스트를 올라 세계 최연소 등정 기록을 세웠습니다. 조던의 대변인은 블로그를 통해 "이제 꿈이 이뤄졌다. 모두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지금까지 여정을 응원해주고 용기를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GPS 추적으로 아들의 등정을 지켜본 조던의 어머니 리 앤 드레이크는 "아들이 '엄마 저는 세상의 꼭대기에 있어요'라고 전화를 했다"면서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조던은 다음 목표로 세계 6번째 높이의 초오유(8201m)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초오유는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끼진 않지만 8000m급 고봉 중에는 비교적 오르기 수월한 곳으로 알려졌지요.
세계 7대륙 최고봉 모두에 오르려 하는 로메로는 올 겨울에 남극대륙에 있는 빈슨 마시프(4900m)를 마지막으로 등정할 예정입니다. 논란은 있었지만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것이겠지요. 꼭 해내기를 빕니다. 조던 로메로 굿 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