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스태포드 씨는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엄마다. 오늘도 자신의 귀여운 릴리에게 최선을 다한다. 릴리는 요즘 이런 저런 과외수업이 한창이다.
수영 레슨을 받고 일주일에 두 번 민첩성 훈련을 받는다. 얼마전 토요일엔 양떼를 돌보는 코스를 이수했다. 흰색의 푸들에게는 아주 바쁜 스케줄이다.
맞다. 릴리는 애완견이다. 월스트릿저널이 5월 9일 자식들을 대신에 애견에 사랑을 쏟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의 풍속도를 다뤘다.
조지아 캔톤의 비키 데이비스는 테리어견인 잭 러셀 테리어 버디를 키운다. 버디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미끼 코스’ 경연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미끼 코스는 배터리로 작동되는 장난감 자동차를 쫒아가는 대회다.
은행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스태포드 씨(59)는 두명의 자녀가 모두 출가했다. 베이비 부머인 그녀는 과거 아이들한테 쏟았던 과외 활동을 이제 강아지를 상대로 하고 있다. 애완견 릴리를 위해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갖고 다니는 그녀는 “개는 아이들하고 똑같다”고 말한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개목장에서 스태포드 씨를 비롯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잔디밭에 모여 의자와 아이스박스를 펼쳐놓고 그들의 애완견이 펼치는 스포츠 대회를 감상하고 있다.
애완견들은 링으로 만들어진 구역에서 양을 쫒아다니거나 수영을 하는 ‘풀 파커웨이’, 프리즈비를 잡는 ‘프리즈비 페어웨이’와 아담한 장애물을 뛰어넘는 ‘어질러티 앨리(민첩성 놀이)’ 등의 종목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또한 고무장난감을 따라 점프하는 개 다이빙도 있다.
주말이면 이런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대회 주최측은 이젠 더 이상 집에서 자녀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들이 이런 대회에 애완견을 끌고 출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목장은 2008년 문을 열었다. 이곳의 주인인 크리스 매클레오드 씨는 참가자의 80%가 이같은 부모들이라며 “자녀들에게 소프트볼과 발레를 가르치듯이 개들에게 이런걸 가르친다”고 말했다.
미국개맨첩성협회의 애니 디챈스 대변인은 “보모들이 과외활동의 대상을 아이들에게서 개로 바꿨다”고 밝혔다.
개스포츠 잡지에 따르면 독자의 92%가 45세~54세로 상당수가 여성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수의학협회가 2007년 8만호의 가정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가정의 부모중 45세 이상이 가장 많은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에 있는 대학개교육아카데미(UCLA)는 매주 모두 12개의 개스포츠 강좌를 제공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린다 맥베이 씨는 “수강신청자 대부분이 자녀가 고등학생 이상”이라며 “자녀들이 장성하면서 부모들의 생활이 바뀌기 시작하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것을 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자녀들을 돌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개스포츠 애호가인 팸 헨리 씨(58)는 전형적인 사커맘 출신으로 “아이들이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냈을 때 부모가 잘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요즘 애완견 두 마리를 개프리즈비 리그와 양떼쫒기, 개주인과 개들이 함께 춤을 추는 ‘개 프리스타일’에 출전시키기 위해 차로 모시고 다니느라 바쁘다.
그녀는 신이 나서 흙을 파헤치는 애완견 설리를 가리키며 “하지만 개는 이기든 지든 기뻐한다. 항상 좋아한다는게 아이들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6명 중 4명의 참가자가 최근 일요일 개목장에 와서 다이빙과 수영초심자 코스 등을 1대1 지도를 받았다. 이들은 자녀들이 집을 떠난 후에 애완견에게 관심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에비 브로니코스키 씨(56)는 전업주부로 자녀들이 어릴 때 배조종법과 조정, 수영, 축구, 테니스, 수상스키를 배우게 했다. 자녀들이 장성하자 그녀는 “우와(Holy Toledo=Cats). 이젠 내가 시간이 많아졌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녀의 새로운 관심을 이제 테보우, 애니, 버즈 등3마리의 개들이다. 주1회 각각의 개들은 민첩성 훈련을 받는데 개들마다 장애물을 넘는 코스와 시소(Teeter-totter) 조정하기, 터널통과달리기 등 레벨이 다르다.
브로니코스키 씨는 테보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람들은 내가 살짝 돌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얘들은 나의 새로운 자식들이다. 이를테면 털달린 자식들”이라고 말한다.
이날 개목장에서 열린 ‘펀 데이’에서 릴리는 양떼 쫒기부문에 출전했지만 그것을 쫒는대신에 주인인 스태포드 씨를 보면서 서 있었다. 개목장 주인 매클레오드 씨는 “릴 리가 엄마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스태포드 씨도 “맞다. 나도 릴리를 사랑한다”고 부드럽게 말했다.
참가자중 많은 사람들이 53명 회원들로 이뤄진 잭 러셀 테리어 클럽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애틀랜타에서 이곳까지 왔다.
은퇴소방관인 릭 데이비스 씨(57)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채 잭 러셀의 버디를 기다렸다. 마당을 가로질러 플라스틱백을 쫒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미끼 부문에 출전했다. 다른 개들은 코스를 열심히 달렸지만 버디는 크게 짖으면 주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데이비스 씨는 “버디가 자기 순서를 기다리다 짜증이 났다. 정신이 산만하지 않도록 안보이게 하는게 좋겠다”고 손으로 개의 눈을 가렸다.
데이비스 씨는 예전엔 시간이 날 때면 딸들의 소프트볼 게임을 보곤 했다. 그의 아내 비키 씨(52)는 “그때는 그랬지만 이젠 개가 있다”고 말했다.
버디가 미끼 부문에 출전하는 동안 이들 부부는 ‘가축사냥’애 애니를 준비시켰다. 데이비스 씨는 “두마리가 성격이 대조적이다. 하나는 조용하고 절제된 행동을 보이며 우리에 신경을 쓰지만 또 한 마리는 아주 정신이 없다. 아이들과 똑같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개들이 우리 아이들과 똑같아졌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주말이면 이들 부부는 버디가 미끼 부문에 출전할 수 있도록 수백마일을 드라이브한다. 버디는 지난해 11월 1등상을 받았다. 이들 부부는 “누가 우리쪽으로 오면 우리는 버디가 따낸 1등 리본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애견가(愛犬家)를 영어로 dog-lover나 dog-fancier라고 부르면 될까.
수년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DNA 테스트 가격이 내려가면서 애견가들 사이에 개의 혈통을 확인하기위해 유전자를 확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개에 대한 게놈(유전체) 지도는 인간과 생쥐, 쥐, 침팬지에 이어 5번째로 2005년 완성됐으며 상업용 유전자 분석은 미국애견협회(AKC)가 155종에 이르는 개들의 확실한 혈통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AKC는 그간 작업을 통해 전체 강아지의 약 13%가 잘못된 혈통으로 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싱턴동물보호소에서 잡종견 '드레이크'를 데려온 윌슨씨 가족의 경우 이 개가 '스패니얼'종과 '플롯 하운드' 종 사이에 태어났다는 보호소 직원의 말과 달리 높이 1m 이상의 울타리를 쉽게 뛰어넘는 등 양치기 개의 습성을 보임에 따라 65달러를 내고 DNA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드레이크'가 시베리안 허스키를 위주로 하고 코커 스패니얼과 래브래도 리트리버의 피가 일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