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리조나 불법이민 단속악법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월스트릿저널(WSJ)은 4월 24일 A섹션 1면톱과 4면기사로 오바마 대통령이 아리조나주 경찰이 불법이민 단속을 위한 신분증 요구를 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리조나 주지사 젠 브루어가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법안은 불법체류자 단속을 위한 역대로 가장 강력한 것으로 이제 아리조나의 경찰은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보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원인 브루어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불법체류자와 관련한 국경안전과 불법이민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한 주차원의 조치라고 밝혔다. 그녀는 “수십년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잘못된 정책이 위험하고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잘못된 정책을 하는 것은 바로 아리조나 주라면서 이번 조치는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지켜온 공정한 규범의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법무부에 ‘시민의 권리와 다른 문제들’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몇가지 옵션들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와는 무관하게 이 법은 반대자들에 의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릴 전망이다. 전 현 정부 관계자들과 법적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법안으로 제기된 헌법상의 문제들 중에는 터무니없는 조사로부터의 보호를 침해하는 내용들이 있다. 예를 들면 경찰이 길 가는 사람을 세워서 체류 신분을 확인하는 짓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아리조나와 일부 주들은 현재 범죄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사람에 대해 체류신분을 확인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대통령의 언급은 로즈가든에서 군대 인력의 귀화의식 도중 나온 것으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히스패닉 유권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의 당혹감을 고려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리조나의 조치를 빈사상태의 포괄적 이민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할 당위성으로 거론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브루어 주지사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실패는 연방 차원의 책임있는 법안을 만들지 못한 우리의 실패가 타인의 무책임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언급은 아리조나 일부 정치인들로부터 분노의 응답을 촉발했다. 주 공화당 의장인 랜디 풀렌은 대통령이 “우리의 남쪽 국경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냉소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비판만 할줄 알았지, 남쪽 국경지대 문제를 풀기위한 건설적인 해법을 공급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지도자들은 지난 주 수백만명의 불법체류자들을 합법신분을 부여하는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올해 통과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민개혁법안은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잠재적인 이득과 위험을 내포한 정치적 이슈이다. 그러나 민주당 리더들에 의한 집중은 궁국적으로 승자가 될 것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덜 확실한 것은 의회가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지의 여부이다. 공화당은 이민법안이 선거전의 병법으로 쓰여지는 것에 대해 협조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공화당의 도움없이 이민개혁법안은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11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4년전 부시 정권시절 이민개혁법에 찬성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법안은 일부 불법체류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길도 열어주는 것이었다.
시민권을 언급한 것외에 찰스 슈머 연방상원의원과 린제이 그래함(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게스트워커 프로그램과 국경순찰조치, 그리고 모든 노동자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한 사람만을 고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신분증을 갖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추진이 오랜 진통 끝에 통과된 의료보험개혁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으로서 아리조나의 단속법안이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들은 브루어의 결정이 90년대 반이민정책을 앞세웠다가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대거 등돌린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윌슨의 사례에 비유하고 있다.
민주당의 여론조사관 페르난드 아만디는 “이것으로부터 역풍이 불 것이다. 백악관은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개의 이민관련 시민단체들을 위한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보수공화당연구위원회 위원장인 톰 프라이스(조지아) 의원은 대통령이 아리조나 법에 관여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좋지만 법무부로 하여금 아리조나주가 법적 절차를 거쳐 결정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안된다. 이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1100만 불법체류자가 살고 있다. 불법체류자의 유입은 경기침체와 강력한 단속으로 증가추세가 둔화되고 있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아리조나주의 불법체류자 수는 지난 2008년 1월 56만명에서 2009년 동기간 46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아리조나는 오랫동안 불법이민문제에 대해 뜨거운 논란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마약과 인신매매 등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불법이민을 누르려는 논란의 중심이 된 법안을 통과시켜 왔다. 이 지역의 긴장은 지난달 농장주가 국경 근처에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 고조되고 있다.
브루어 주지사가 이번 단속법안을 비토할지 찬성할지 결정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수백명의 데모대들이 의사당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주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주지사 사무실은 엄청난 항의전화로 몸살을 앓고 비토를 요구하는 전화가 찬성하는 전화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브루어 주지사는 이번 여름 공화당 예비선거에 투표할 앵글로색슨계와 보수계 주민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어 하나의 큰 정치 도전이 되고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얼마전 한 보도에서 애리조나 이민악법이 한국의 월드컵 유치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 싶어 살펴봤더니 미국이 2018년이나 2022년 축구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었는데 월드컵 유치를 희망하는 미국내 18개의 주요도시 중 하나가 애리조나주 그렌데일이라는 것이다.
'강력한 이민단속법이 발의된 이곳에서 세계화합의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면서 '이번 이민법으로 국제적인 여론이 악화되면 미국은 유치전에서 뒤로 밀려날 것이고 반대로 함께 경쟁하는 한국, 일본, 호주, 카타르, 러시아, 잉글랜드 등이 상대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사를 읽고나서 실소가 터졌다. 논리의 비약이 너무 심했기때문이다. 우선 미국이 애리조나의 이민악법으로 월드컵 유치대열에서 탈락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기사에도 나왔듯 애리조나 그렌데일이 18개 유치희망도시 중 하나라면 이번 일로 해당도시만 탈락하면 그만이지 왜 미국이 1개도시때문에 피바가지(?)를 쓴단 말인가.
설사 그렌데일이 유치 희망도시로 확정되어 미국이 월드컵 유치전에 나왔다고 치자. 월드컵은 원칙적으로 대륙별 순환제가 적용된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경쟁하기 전에 대륙부터 결정되야 한다. 북중미로 결정되면 한국과는 아예 경쟁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2022년 월드컵은 아시아 개최가 유력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아시아) 2006년 독일월드컵(유럽) 2010년 남아공월드컵(아프리카) 2014년 브라질월드컵(남미)이 확정됐다. 그럼 2018년은 북미와 오세아니아 혹은 유럽이 유력해진다. 북중미는 사실 지역적으로 가까운 2014년 브라질월드컵으로 2030년 정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월드컵이 세계화합의 경기이기때문에 반이민악법이 통과된 애리조나의 미국은 낄 자격이 없다는 것도 견강부회다. 모든 스포츠는 애당초 평화지향적이기때문이다. 반이민악법에 대한 분노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월드컵 유치에 연결짓는 것은 지나친 억지해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