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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테니스사상 최장시간 승부로 기록된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놓고 월스트릿저널(WSJ)은 끝나지 않은 게임이라고 기사의 서문을 열었다.
뉴욕타임스도 A섹션 1면에 미국의 극적인 월드컵 16강 진출 소식과 함께 윔블던의 진기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WSJ는 24일 D8면에 “존 이즈너(미국)와 니콜라 마위(프랑스)가 전날 5세트 게임 59-59에서 해가 저무는 바람에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다음날로 승부가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승부를 시작한 것은 23일. 두 사람은 4세트까지 가는 대격전 끝에 일몰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튿날 오후 2시에 경기를 재개했지만 시간이 가도가도 승부는 나지 않았다. 오후 9시 6분. 감독관은 날이 어두워지자 다시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5세트에 소요된 시간만 무려 7시간 6분이었다. 이틀간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승부를 펼치고도 다시 3일째로 넘어간 것이다.
신장이 208cm로 농구선수를 방불케 하는 존 이즈너(25)는 세계랭킹 19위이고 니콜라 마위는 세계 랭킹 148위. 이즈너의 어렵지 않은 승리로 예상된 경기는 그러나 세계 테니스 사상 최장의 레이스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경기가 오래 진행된 것은 윔블던이 메이저 테니스대회로 규정상 타이브레이크가 적용되지 않아 한 선수가 두게임을 연속 따내야 승부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저널은 5세트의 스코어 59-59는 최근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NBA(미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쿼터의 스코어와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위는 5세트 59-59로 다시 한번 동점을 만든 후 “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날이 어두운 탓도 있지만 이틀간 10시간이 넘는 승부로 서 있기조차 힘든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이즈너도 체력이 완전히 소진돼 코트에 벌렁 누웠다.
결국 이즈너가 24일 70-68로 5세트를 마무리,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총 소요시간은 11시간 5분. 두 사람이 기록한 서비스 에이스는 도합 215개로 96개를 두배 이상 초과했다. 개인 에이스도 이즈너가 112개, 마위가 103개로 종전기록 78개를 여유있게 경신했다.
두 사람의 경기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화제의 대상이었다. 3번 시드의 노박 조코비치는 이날 테일러 덴트를 가볍게 꺾은 후 “모든 선수들이 라커룸 TV로 두 사람의 경기를 지켜봤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승부”라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11박12일간 승부를 펼친 크리켓 경기
다른 스포츠에서 가장 길었던 승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종목을 떠나 최장시간은 크리켓이 갖고 있다. 1939년 남아공과 잉글랜드가 무려 43시간 16분에 걸쳐 승부를 벌였다. 경기일로는 3월 3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진행됐다.
또 MLB(미프로야구)에서는 1984년 5월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무려 25이닝간 승부를 내지못해 8시간 6분을 끌었다.
NHL(미프로아이스하키)에서도 2박3일 경기가 있다. 몬트리올 마룬스와 디트로이트 레드윙스가 1936년 3월 24일 경기를 했는데 무려 6번의 연장을 되풀이해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경기 소요시간은 2시간 56분이었다.
NBA(미프로농구)에서도 6회 연장의 대접전을 펼친 적이 있다. 1951년 1월 6일 인디애나폴리스 올림피언스와 로체스터 로열스가 주인공으로 경기시간은 요즘같지 않아 1시간1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대학 미식축구에서는 아칸소 레이저백스와 켄터키 와일드캐츠다 2003년 11월 1일 7회 연장을 거듭하며 4시간 56분의 승부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