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폭우를 동반한 강풍에 100년이 넘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며 자동차를 덮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16일(이하 미동부시간) 오후 6시경부터 집중 호우(豪雨)가 내리면서 최고시속 100마일(약160km)의 강풍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퀸즈와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 일대에 불어닥쳐 아름드리 나무들이 쓰러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이 일대 가구가 정전이 되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후 6시 50분께 퀸즈 그랜드 센트럴 파크웨이에서 30대 여성이 엄청난 폭우를 피해 갓 길에 차를 세웠다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가로수에 깔려 사망했다. 피해자는 아일린 레바키스(30) 씨로 밝혀졌으며 함께 타고 있던 남편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이날 기습 폭우와 강풍으로 퇴근길, 도로들이 극심한 정체(停滯)를 빚었는가하면 일부 기차의 운행이 중단돼 통근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오설해 씨는 “평소 엘머스트에서 플러싱까지 10분이면 오는 길이 무려 2시간반이나 걸렸다”며 고개를 저었다.
맨해튼과 롱아일랜드로 연결되는 LIRR철도는 밤샘 작업을 통해 대부분의 피해 철로를 복구했지만 일부 노선은 아침 출근길에 지연되는 사태가 잇따랐다.
한편 한인 학생들이 재학중인 플러싱 소재 존 바우니 고등학교가 17일 폭우 피해 복구 작업을 위해 임시 휴교됐다. 존 바우니 고교는 토네이도성 폭우로, 건물 일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꼬리뉴스>
강풍불면 한국선 간판조심 미국선 나무조심
17일 뉴욕타임스 등 미디어들은 강풍 피해를 일제히 1면 톱으로 싣는 등 대서특필했다.
한국에서 강풍이 불면 간판이 떨어져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이따금 나지만 미국에선 나무때문에 다치는 사고가 빈발한다. 풍성한 자연의 역기능 때문이다.
대부분 뉴욕의 주택가에는 높고 큰 나무들이 많고 파크웨이(Parkway)로 불리는 준고속도로 주변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가로수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가지들이 부러지고 이따금 집채만한 나무들이 주택과 승용차를 덮치는 일들이 즐비하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도 위험하다. 쌓인 눈을 못이긴 나무들의 커다란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센트럴파크에선 눈온 후 산보를 즐기던 한 남성이 눈쌓인 가지가 머리를 덮쳐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때문에 주택가에 있는 큰 나무들을 자르는 것도 큰 일이다. 뉴욕에선 자신의 집안에 있는 나무를 베는 것도 타운의 허가(許可)를 받아야 하고 하루 작업비용이 3~4천달러를 홋가하기 때문이다.
여하간 바람불면 서울은 간판조심, 뉴욕은 나무조심 할 일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