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를 먹는 것은 다람쥐만이 아니다. 한국인들의 식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토리묵이 뉴욕타임스의 푸드섹션에 크게 소개돼 화제다. 뉴욕타임스의 한인 기자인 데비 리가 작성한 도토리묵 요리법이 13일(현지시간) D섹션 2면 톱으로 실려 눈길을 끌었다.
데비 리 기자는 뉴욕주 웨체스터에 거주하는 어머니가 도토리 열매를 주워 묵을 만들어 먹는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면서 “도토리묵(Dotorimuk)은 한국식 도토리젤리(Acorn Jelly)로 한국인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빵을 만들 때 도토리 가루를 쓰기도 하고 독일인은 도토리를 볶아서 커피 대체물로 음용하기도 한다. 또 북아프리카 일부에선 기름을 짜내 쓰기도 하지만 한국처럼 음식으로 상용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데비 리 기자는 “도토리묵이나 가루는 아시안 슈퍼마켓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직접 만들어보겠다”며 지면(紙面)으로 시연(試演)을 했다.
그녀는 “어머니는 한국에서 자란 분으로 도토리묵의 재료는 흰참나무에서만 떨어진 것을 써야 한다고 하지만 모든 도토리는 일단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붉은참나무는 깨끗하지 않은 개울 근처에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흰참나무의 도토리를 쓸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데비 리 기자는 도토리를 말려서 다시 물에 불려 체로 거르는 여러 날의 과정이 꽤 까다로운 점을 들어 “과학보다는 예술에 가깝다”는 요리전문가의 코멘트를 곁들였다. 하지만 “도토리묵을 만드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약한 불에 올려놓고 두시간만 끓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다람쥐는 알고 있지 도토리만찬”
한국의 위상(位相)이 점점 커져서일까. 한때 한국음식하면 김치와 불고기, 갈비 정도만 떠올리던 미국인들이 비빔밥에 이어 보쌈과 반찬들을 말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뉴욕타임스 푸드섹션에 한국음식이 더러 소개되지만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는 방법은 처음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음식의 다양성이 반영(反映)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이날 뉴욕타임스 독자들은 어떤 메뉴보다도 흥미롭게 이 기사를 읽었을 것이다. 기사 제목부터 그렇다.
‘다람쥐는 알고 있다 : 도토리 만찬을.(What the Squirrels Know : Acorns for Di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