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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창작뮤지컬 ‘스페셜 레터’ 뉴욕공연을 보고

글쓴이 : 한동신 날짜 : 2010-10-13 (수) 06:35:07

2010 뉴욕 뮤지컬 씨어터 페스티발(The New York Musical Theater Festival 2010)의 일원으로 브로드웨이 듀크 극장에서 지난 6일까지 6차례 공연을 한 한국의 창작뮤지컬 ‘스페셜 레터’는 참 재미있다.

박인선이 쓰고 마장욱이 음악을 만든 이 뮤지컬은 과감하게도 군대(軍隊) 이야기다. 작가 박인선이 연출도 맡은 작품이다.

 

군대이야기?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어제가 오늘이요, 내일도 오늘같은 군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로 궁금해 하는 여자들의 생각도 뒤엎고, 군대를 잘 알고 있다는 남자들의 생각도 바꿀만큼 참신한 소재의 뮤지컬이 바로 ‘스페셜 레터’다.

취사반(炊事班) 군인들의 애환(哀歡)이 웃음 없이는 볼 수 없을만큼 재미있고, 상황전개가 리얼하다.

‘스페셜 레터’가 한국에서 꽤 힛트를 친다는데 이 작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던지라 ‘실망하지 않으리라!’ 아예 기대를 접고 공연을 보러 갔다.

놀랍게도 ‘스페셜 레터’는 작가의 재치와 혜안(慧眼)에 손색없이 만들어진 음악을 따라 펼쳐지는, 국제무대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높은 작품이었다.

산천초목(山川草木)도 벌벌 떤다는 말년병장(末年兵長) 김상호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제대 말년을 달래고자 27살에 입대한 ‘늙은 이병’ 이철재를 고문(拷問)하여 드디어 ‘은희’를 소개받는다.

은희와 펜팔을 시작한 김병장, 그는 이제 제대만 하면 은희와 펼칠 무지개빛 미래를 꿈꾼다. 얼굴도 모르는 은희에 대해 상상의 날개로 사랑의 꿈을 키우던 김병장은 이윽고 은희를 만나게 되고 ‘비너스 은희’가 다름아닌 이철재의 친구요, 남자라는 사실에 심장(心腸)은 터질 것 같다.

정작 연모하는 아가씨 순규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망설이던 은희는 순규의 지순한 사랑에 감복하여 결국은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배경은 군대요, 취사반 군인들은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고무신을 바꿔 신은 애인들’에 대한 원망(怨望), 애인을 두고 입대해야 하는 두려움 등 이미 ‘고전’이 된 스토리의 반복이지만 ‘스페셜 레터’는 군대라는 한계상황에서 예술의 영원한 주제인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사랑을 한국적인 해석으로 풀어 나가려고 애쓴 흔적이 돋보인다.

더우기 뻔한 이야기가 될 뻔했던 이 작품을 수준높은 작품성으로 끌어 올린 배우들의 연기력이 일품(逸品)이다. 적어도 뮤지컬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를 배우들이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순규역을 맡은 이미경의 연기력과 김상호 병장역의 김진호는 반복되는 단조로움과 한편 광대극(廣大劇)으로 끝났을지도 모를 넌센스의 술래잡기를 감미롭고 세련된 연기력으로 작품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김병장(김진호)과 이철재 이병(임천석)이 보초를 서면서 부르는 ‘시간아, 빨리 가거라’와 은희(이동하)와 순규(이미경)가 ‘푸른신호등’을 듀엣으로 부르며 열연한다.

이제 탄탄한 작품들이 뉴욕에 올 때 한 발 앞서 더 탄탄해야 할 작업은 홍보의 중요성이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가지 더 사족(蛇足)을 붙이자면 극단의 빠듯한 예산도 이해가 되지만, 공연 의상만큼은 뮤지컬공연답게 무대의상으로 디자인되는 것이 기본이고 필수이다. 의상이 너무 초라하다.

글=한동신(문화, 예술평론가/ 오픈워크대표)

 

<덧붙이는 이야기>

스페셜레터 공연팀 뉴욕나스닥 폐장 벨울려

20대 청춘들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담은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9월 24일부터 서울 대학로 SM아트홀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스페셜레터 공연팀이 뉴욕에 온 것은 지난달 27일 개막한 '뉴욕 뮤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2010'에 공식 초청(招請)됐기 때문이다.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총 6차례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뉴욕공연팀은 지난 6일에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 뉴욕뮤지컬페스티벌(NYMF) 아이작 로버트 허위츠(Isaac Roberts Hurwitz) 집행위원장과 함께 브로드웨이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폐장(閉場)을 알리는 'Closing Bell(클로징 벨)'을 울리는 행사를 가져 화제를 모았다.

 

나스닥 클로징 벨 이벤트는 주식거래소에서 재정 상태와 경영실적이 우수한 CEO를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행사로 이따금 스포츠와 연예계의 유명인사들이 초청된다. 한국의 뮤지컬 팀과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타임스퀘어 광장에서는 클로징 벨 행사가 브로드웨이의 대형 전광판 두 곳에서 생중계됐고, 행사 종료후에도 여러 차례 재방송되어 뉴요커와 전 세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뉴욕시는 10월 6일을 DIMF와 NYMF의 성공적인 파트너쉽을 기리기 위해 '딤프와 님프의 날'로 선포(宣布)했다. 뮤지컬 '스페셜레터'의 한국 공연은 올 연말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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