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대학캠퍼스에 한국 장승들이 세워졌다.
우리 고유의 장승들이 6일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제막식(除幕式)에서 한꺼번에 네 개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와 문화관광부가 서울관광마케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퀸즈 칼리지 사회학과 민병갑 석좌교수가 다리를 놓아 성사됐다.
이날 설치된 장승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그리고 한국의 웃음을 주제로 한 장승들이다. 이름을 ‘뉴욕대장군’, ‘퀸즈여장군’, ‘서울대장군’, ‘한국인의 미소’로 각각 명명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승 재료로 지난달 태풍에 쓰러진 퀸즈 칼리지 내의 나무를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장승조각을 맡은 타목(打木)은 한국의 전통 장승 장인(匠人) 김종흥 씨. 장승 조각 작업을 하는 동안 학생들과 임직원들의 관심도 컸다. 이들은 김 씨가 능숙한 솜씨로 장승을 깎아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김 씨는 “장승은 한국인의 정서과 문화를 함축한 한국인의 얼굴이다. 장승을 보면 외국인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에 거주하는 김종흥 씨는 장승 조각은 물론, ‘하회별신굿 탈놀이’ 이수자이기도 하다. 한국과 해외에 퍼진 수백 개의 장승조각과 장승퍼포먼스로 잘 알려졌다. 지난 6월 베를린 자유대학에 설치된 베를린 대장군 장승도 그의 솜씨이다.
퀸즈칼리지 민병갑 석좌교수는 “학교 측에서 장승 설치에 흔쾌히 동의해 결정 3주만에 설치까지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한인 밀집 지역 플러싱에 위치한 퀸즈 칼리지가 재외 한인사회연구소에 이어 한국 전통 장승이 설치되고 한국어교사 양성 프로그램도 개설되는 등 미국 내에서 한인 동포사회 연구에 가장 권위 있는 학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美대학 최초의 한국장승
이날 제막식에는 제임스 마이스켄스 퀸즈 컬리지 총장과 피터 쿠 뉴욕시 시의원, 뉴욕총영사관 김응중 영사, 김영덕 전 뉴욕한인회 이사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축하행사로 전통무용가 이송희 씨의 춤 공연, 박봉구 사물놀이팀의 풍물패 공연이 이어졌고, 가수 한치영의 고구려 음악과 윤도현 밴드의 아리랑 음악에 맞춰 김종흥 씨의 장승조각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 이수자인 김종흥 씨의 장승 작품들은 스미소니안 인스티튜트와 애리조나 세도나에 이어 세 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다. 미국 일반 대학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김종흥 씨는 “미국에 있는 우리 2세들이 한국문화를 모르는만큼 장승을 통해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장승은 270여개. 그중 150여개가 목석원 장승공원에 세워졌고 나머지는 문경 단양 상주 등에 퍼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