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개최여부를 놓고 구설이 끊이지 않은 뉴저지 추석잔치가 한인들의 참여 저조(低調)로 역대 최악의 이벤트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과 17일 뉴저지 레오니아 오버팩 공원에서 개최된 뉴저지 추석잔치는 졸속준비(拙速準備)와 홍보부족(弘報不足) 등으로 타민족이 보기에 민망한 잔치상이 되고 말았다.
<사진=뉴스칸닷컴 제공>
특히 쌀쌀했던 첫날은 넓은 행사장에 인파(人波)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썰렁했고 늦은 시간까지도 북적이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사진=뉴스칸닷컴 제공>
이틀째는 좀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예년과 같은 구름관중들이 없었고 타민족의 참여도 현저히 떨어졌다. 이같은 결과는 행사 수주전까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할만큼 한인회 내부에서 파행(跛行)을 겪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장단과 행사준비위 내부의 불화(不和)와 알력(軋轢), 재정문제까지 겹쳐 뉴저지 추석대잔치는 무산설이 끊이질 않았고 뒤늦게 전현 회장이 힘을 합쳐 일정을 연기, 개최키로 합의했지만 추석잔치의 이미지와 신뢰는 추락할대로 한 뒤였다.
한인회측은 쌀쌀해진 날씨탓으로 돌렸지만 한국의 추석과 날짜를 맞춘 9월 중순 개최하려던 당초 일정을 근 한달 뒤로 연기함으로써 썰렁한 잔치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팰팍의 정 모 씨는 “추석잔치라고 해서 왔는데 사람도 없고 날씨도 춥고 오들오들 떨기만 했다. 한국에서 추석명절이 끝난게 언젠데 무슨 추석잔치냐, 차라리 한달뒤에 있는 추수감사절맞이 민속잔치라고 하는게 나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연예인 공연도 이렇다할 스타들이 없는 탓인지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조이 최(15세) 양은 “뉴욕추석잔치에는 내가 좋아하는 손담비, 브라이언 등이 참석해 부러웠는데 여기는 모르는 연예인만 나와 실망했다”며 종종 걸음으로 행사장을 떠났다.
▲ 일찌감치 발걸음을 돌리는 한인청소년들 <사진=뉴스칸닷컴 제공>
이렇다할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는 추석잔치에 음식 부스에서 비싼 음식값을 지불해야 한 한인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김 모 씨는 “추석잔치의 레파토리가 9년째 똑같아 식상했다”며 “동네시장에서나 봄직한 음반과 CD는 물론, 골프장갑과 모피 넥타이 판매가 추석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주부는 “추석하면 송편과 오색 떡, 약식, 한과, 고전목각 등을 팔아야지 일반적인 물건들을 추석상품이라고 파는게 우습다. 이런 추석잔치를 보면 한인회가 또 장사를 시작 했구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1월 2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많은 유권자를 만날 것으로 기대한 주류 정치인들도 자리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없어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였다. 중간선거에 출마한 정치인을 수행한 한 보좌관은 “행사장이 썰렁해 이름 피켓을 잔디밭에 꽂았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일부 한인들은 “뉴저지 최대의 민속행사인 추석잔치가 이렇게 엉망으로 된 데 한인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직 간부는 “한인회가 이번 추석잔치의 예산집행을 동포사회에 보고하고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저지=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 뉴저지 추석잔치 함께 하자” 제안 눈길
뉴저지에서 추석잔치가 별도로 개최된 것은 9년전부터. 그전까지 뉴욕 일원에서 추석잔치는 대뉴욕지구한인회가 주최하는 코리안퍼레이드와 뉴욕한인청과협회가 주최하는 추석민속잔치 두 개였다.
그러나 맨해튼과 마주한 북부 뉴저지 일대에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뉴저지북부한인회가 뉴저지한인회연합회 품을 벗어나 뉴저지한인회를 발족했고 뉴저지추석잔치도 따로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정통성 시비는 뉴저지한인회의 태생적인 한계로 작용했다. 지난해 뉴저지한인회연합회(회장 임극)와 뉴저지한인회(회장 김경훈)는 극적으로 통합에 합의했지만 한인회 운영과정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계속됐고 급기야 추석잔치까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추석잔치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긴 했지만 올해 뉴저지 한인회의 파행운영은 ‘한인회 무용론’이 제기될만큼 뉴저지 한인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 김영목 뉴욕총영사가 뉴저지의 정치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30년째 뉴욕추석잔치를 열고 있는 한인청과협회의 한 관계자는 “뉴욕과 뉴저지가 어차피 한 생활권인데 뭣하러 각자 연예인을 초청해서 불필요한 경비를 들일 필요가 있냐. 뉴욕과 뉴저지를 오가며 격년제로 개최하든가 공동으로 뉴욕과 뉴저지에서 추석행사를 여는게 효율적”이라고 의견을 제시, 내년부터 추석잔치의 근본적인 개선안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