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관과 유엔대표부가 국감현장에서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4일 유엔대표부와 뉴욕총영사관에 대한 국정 감사(國政監査)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열린 유엔대표부(대사 박인국) 국감에서 의원들은 천안함 사태에 따른 유엔의장성명이 기대에 미흡한 것이라며 이를 성공적으로 평가한 대표부를 질타하는 등 쓴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오후에 열린 뉴욕총영사관(총영사 김영목)에 대한 감사는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총영사관의 활동을 격려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감사단은 재외국민 참정권의 시행에 만전(萬全)을 기해줄 것과 뉴욕 동포들의 권익 신장 및 정계 진출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국감 질의에 나선 의원들은 남경필 위원장을 비롯 이윤성 김효재 의원(이상 한나라당), 신낙균 문희상 의원(이상 민주당) 등 5명이다.
13일 워싱턴 D.C.에서 주미한국대사관 국정감사를 실시한 의원들은 한편 이날 의원들은 점심 시간을 이용, 유엔의 반기문 총장을 예방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총영사관은 활짝웃고 유엔대표부는 찡그리고
14일 진행된 해외공관 국정감사에서 ‘한지붕 두가족’인 양 기관은 똑같은 의원들을 상대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유엔대표부와 뉴욕총영사관은 UN본부 코앞인 맨해튼 1애버뉴와 45스트릿에 위치한 건물에 함께 기거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총영사관이 유엔대표부 건물에 세들어 있는 것이다.
늘 그래왔듯 국정감사를 먼저 한 것은 주인격인 유엔대표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국감은 지난해와 대조적이었다. 당시는 유엔대표부가 무난하게 넘어간 반면 뉴욕총영사관이 의원들의 쓴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엔대표부의 경우 천안함 사태에 따른 유엔의 대응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 때문에 어느 정도 질책이 예고된게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냉각된 것은 박인국 대사가 다소 꼿꼿하게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부분도 있었다.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이 의장성명 채택을 국내 정서는 성공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박 대사는 “공격과 규탄이라는 단어들을 넣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외교적 수식어의 의미를 거듭 강조하며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의원이 “실패라고 볼 수 없지만 결코 성공이라고 할 수 없다”는 되뇌임에도 박 대사가 같은 태도로 일관하자 종내는 “(대사가) 머리를 수그려야 할 일을 그렇게 얼굴을 빳빳이 들고 있냐”는 면박(面駁)을 주기도 했다.
급기야 박 대사가 이번 의장성명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96년 동해 북한잠수정 침투사건을 비교하자 김 의원은 “어디서 그런 비교를 하냐? 북 잠수정사건때 우리 국민들이 죽은 사람이 있는가? 어떻게 북한의 명백한 도발로 46명의 장병들이 희생된 천안함 사건을 비교할 수 있냐?”고 언성(言聲)을 높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여당 의원의 비판이 이어지자 야당인 문희상 의원이 “합세하면 너무 하는 것 같아 나중에 하겠다”고 배려(?)할만큼 분위기는 어색했다. 이를 딱하게 여긴듯 이윤성 의원은 “대사가 지금 말씀을 잘 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말을 아끼라는 뜻을 전달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반면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뉴욕총영사관 국감은 시종 화기애애함이 넘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김영목 뉴욕총영사가 부임한지 두달밖에 안된데다 민감한 현안이 없었기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현장을 취재한 뉴욕라디오코리아의 송지영 기자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의외였다. 오전에 유엔대표부에서 안좋은 소리가 나와 뉴욕총영사관도 질타가 이어질줄 알았는데 격려하는 말들이 이어지더라. 일부러 쓴소리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국정감사인데 수박겉핥기처럼 지나간듯한 느낌”이라고 뼈있는 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