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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타운 붕괴위기..한인 집단시위

글쓴이 : min 날짜 : 2010-07-25 (일) 14:43:39
 
 
 

“공영주차장이 사라지면 한인상가도 사라지고 한인타운이 붕괴(崩壞)할 것이다!”

뉴욕한인타운은 사라질 것인가. 뉴욕한인들의 구심점(求心點)인 플러싱 유니온상가가 인근 공영주차장 개발로 붕괴위기에 처한 가운데 24일(현지시간) 한인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示威)가 벌어졌다.

 

플러싱 공영주차장 앞 리프만 플라자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인들과 중국계를 비롯한 타민족 등 약 500명이 모여 1시간반동안 개발업체와 이를 비호하는 세력을 강력 비난했다. 시위대는 약 80%가 한인들로 뉴욕한인사회가 이처럼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총 250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대규모 부지인 플러싱 공영주차장은 7번 지하철 종점과 롱아일랜드 철도(LIRR)역이 정차하는 교통의 요지로 맨해튼을 제외하면 뉴욕에서 가장 복잡한 곳이다.

인근 유니온 상가는 20여개의 작은 건물들이 연이은 곳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100개 가까이 모여 있는 한인상권의 중심이다. 한인들은 70년대초부터 이곳에 진출했으며 플러싱이 한인타운으로 인식되는데는 유니온 상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초부터 중국 점포들이 주변에 들어서면서 떠나는 한인들이 늘어났고 급기야 공영주차장 개발이 추진되면서 유니온 한인상가는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주차장 개발공사가 3년간 진행되면 주차장 고객에 절대 의존하는 상가 비즈니스가 무너질 것이 불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개발업자측은 대체 주차장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걸어서 15분 거리에 규모가 훨씬 적은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한다는 것이어서 전혀 현실성 없는 대안으로 지탄받고 있다.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 플러싱 메인스트릿 일대를 제2의 차이나타운으로 만드는데 성공, 개발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한인상권은 주차장에 절대적으로 의존, 치명타를 맞게 된다.

임익환 유니온한인상가 공동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엔 하용화 뉴욕한인회장, 정승진 민권센터 회장, 임형빈 뉴욕한인원로자문회의 회장, 김근옥 퀸즈한인회장, 박윤용 한인권익신장위원회 회장과 종교 지도자 등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토니 아벨라 뉴욕시의원 등 주류 정치인들도 자리했다.

 

이날 시위는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넘는 찜통더위속에서도 뜨거운 열기가 넘쳤다. 참가자들은 소상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개발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야 한다며 릴레이 연설에 나섰다.

 

하용화 뉴욕한인회장은 “한인소상인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 개발계획은 묵과할 수 없다. 끝까지 단합된 모습을 보여서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자”고 강조했다.

 

정승진 민권센터 회장은 “이번 사태는 한인사회와 중국계, 히스패닉 등 특정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플러싱에 있는 우리 전체의 문제이다. 플러싱의 오늘을 이끈 소상인들에 대한 보호 대책이 없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았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서현명 씨는 “플러싱은 한인사회의 중심이자 자존심이다. 만약 이곳이 없어진다면 한인사회는 구심점없이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곳을 생명처럼 지켜야 한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뉴저지 레오니아에서 왔다는 김정민 씨는 “내가 사는 타운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플러싱은 뉴욕한인타운의 고향같은 곳이다. 이곳이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주최측은 자칫 이번 시위가 한인사회와 중국계의 갈등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 한글 피켓 대신 중국어와 영어 등으로 표기한 수십개의 피켓들을 준비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면서 공영주차장 일대를 한바퀴 도는 등 폭염보다 뜨거운 의지를 발산했다. 이날 시위는 뉴욕타임스와 데일리뉴스, Fox-TV, NY1 등 주류 미디어들도 취재경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기사>

2005년에도 뉴욕한인 시위..개발저지


  

한인들의 집단 시위는 2005년에도 한 차례 있었다. 이 때 역시 플러싱 공영주차장 개발 계획이 촉발시킨 것이다. 당시 시위는 플러싱주차장개발저지위원회가 만들어진 가운데 100% 한인들이 중심이 됐다.

약 200명의 시위대가 모여 개발업자와 이를 추진한 중국계 좐 리우 당시 시의원을 성토했다. 이때에도 한인시위대는 공영주차장 주위를 한바퀴 돌며 뜨거운 함성을 표출했다.

당시 개발계획은 주차장 증설을 개발업자가 약속하지 않음에 따라 리우 시의원이 철회, 결국 계획이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리우 시의원이 뉴욕시 감사원장이 되면서 또다른 중국계 피터 쿠 시의원이 당선되자 다시 개발안이 추진됐다.

한인유권자의 도움으로 시의원이 된 피터 쿠 시의원은 선거전에는 개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당선 후 적극적인 찬성으로 돌변, 한인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에서 중대한 시위가 벌어졌음에도 휴가를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터 쿠 시의원은 플러싱 일대에서 약국체인 5개를 운영하는 등 최근 조사에서 51명의 뉴욕시의원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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