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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여자복싱 올림픽 메달 꿈 영근다

글쓴이 : min 날짜 : 2010-07-21 (수) 11:22:37
 
 


2010년 3월 어느날 매디슨스퀘어가든의 복싱경기장. 경쾌하게 앞뒤로 스텝을 움직이면 헤드기어속에서 삐져나온 긴 머리칼이 출렁였다. 두 주먹은 거즈와 메디컬테이프로 동여매졌다. 관중들이 고함을 질렀지만 크리스티나 크루즈는 동요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2012년 올림픽에서 여자복싱이 미국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기대를 모은다는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크루즈가 뉴욕 골든글러브 챔피언십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마우스가드를 입에 꽉 문채 그녀는 1라운드부터 조바심내듯 펀치를 날렸다.


코너 주변에서 터져 나오는 트레이너 마르코스 수아레스의 걸걸한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움직였다. 수아레스는 상대 몸통을 노리고 주먹을 더 많이 날릴 것을 주문했다. 그녀가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뒤로 물러서지 말고 펀치세례를 퍼부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지난 여름 훈련도중 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이후 트레이너는 그녀가 타고난 파이터 기질을 잃을 것을 우려했다. 그녀는 지금 공격본능을 가동하려 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복싱 출전권이 걸린 세 자리 중 하나를 거머쥐기 위해서다.


복싱전문지 ‘링’지의 나이젤 콜린스 편집장은 “미국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여자복싱의 부흥을 이룰 수도 있다. 특히 금메달은 즉효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제전인 올림픽에서 겨룰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여자선수들에게 동기제공을 하고 있다. 올림픽 메달이 프로선수로서의 경력보다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선수들은 프로전향도 미루며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27세의 크루즈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를 톰보이로 생각하는 크루즈는 마약쟁이와 창녀들이 득실대는 뉴욕의 우범지대(Hell's Kitchen)’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컸다. 엄마의 기억은 거의 없다. 처음 한 스포츠는 농구와 야구였다. 그녀는아주 승부근성이 강해서 또래소년들이 팀동료로 끼워주었다.


20대 초반 복싱을 시작한 것은 다른 여성들처럼 체력단련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글러브를 처음 낀 날부터 펀치의 본능이 느껴졌다. 복싱이 숨쉬는 것처럼 그녀에게 익숙하게 다가온 것이다.


6개월 후 그녀는 브루클린 다리 아래 있는 복싱의 메카 글리슨즈 체육관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60명의 관중 중 절반이 그녀의 친구였다. 상대 훅을 얻어맞는 순간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투지가 일어났다. 공격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격렬한 펀치세례 속에 그녀는 승자가 되었다.


아마추어 복서들은 머리와 몸통에 깨끗하게 성공하는 펀치의 유효타격으로 점수를 받는다. 2007년 미국밴텀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크루즈는 뉴욕 복싱계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19일부터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적은 56번 싸워 46승을 거두고 있다.


올림픽에선 10체급이 있는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3체급밖에 없다. 그녀는 플라이급 출전을 위해 12파운드를 줄였다. 플라이급은 106~112파운드이다. 다른 두 체급은 라이트급(123~132 파운드)과 미들급(152~165 파운드)이다.


코치 비용과 대회 출전경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돈 문제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중요하다. 전국대회 결과에 따라 미국복싱협회는 올림픽 3 체급별로 1위는 월 1천달러, 2위는 500달러의 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스폰서나 봉급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스스로 알아서 생계를 유지한다.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팟타임 비서로 일하고 아버지가 이따금 타임스퀘어 인근의 하름한 원베드룸 아파트의 렌트비를 대준다.


그녀가 훈련하는 글리슨즈 체육관은 뉴욕 여자복싱의 메카다. 글리슨 체육관이 여성에게 개방한 것은 1980년대초로 소유주인 브루스 실버글레이드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여자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수아레스 코치는 “여성들이 복싱을 가르쳐달라고 원했다. 남성들은 마초 근성이 있고 자신이 파이터가 되는 법을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더 열심히 훈련하고 가르치기도 훨씬 쉽다.”


여성들은 93년까지 국가대표로는 아마추어로 뛰는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주 출신 16세 댈라스 맬로이가 미국복싱협회를 차별혐의로 고소를 했고 다음해 뉴욕에서 6명의 여성이 아마추어 선수로 등록됐다.


역시 올림픽 대표의 꿈을 꾸는 캐라 캐스트로노바(30)는 “처음 복싱을 시작할 때는 마구잡이 난타전이이었다. 아무도 여자에게 복싱을 가르쳐주는데 관심이 없었다. 실력이 향상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자복싱경기가 있는 나라는 122개국으로 캐나다 아일랜드 인도 스웨덴 북한이 강호로 꼽힌다. 런던올림픽은 남자는 250명이 출전하지만 여자는 36명으로 제한된다.


이날 경기에서 수아레스는 승자가 되었다. 그녀는 희죽 웃으며 손가락 4개를 쳐들었다. 골든글러브챔피언십 4번째 승리라는 의미였다. 크루즈는 “오늘 경기는 잊어버리고 다음 상대를 생각하겠다”고 투혼을 보였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여자복싱,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여자복싱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작년 8월 여자복싱을 2012년 런던올림픽의 종목으로 추가함에 따라 아시안게임에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OCA는 "아시아복싱연맹(ABC)이 그동안 여자복싱의 발전을 위해 이 종목을 아시안게임에 포함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여자복싱은 여자카바디, 여자워터폴로 등과 함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여자복싱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주최국 영국과 AIBA 회장국인 중국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전략종목으로 수영.사이클.복싱을 꼽고 있는데 여자 복싱도 금메달이  유력한 선수가 있다고 한다. 
 

중국 역시 여자복싱을 전략적으로 키워왔다. 과연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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