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마음은 어디나 똑같을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시즌 대학가에서는 새내기 자녀들과 함께 대학 기숙사에 짐을 싣고 온 부모들로 넘쳐나고 있다.
요즘 미국 대학들은 이들 부모들을 위해 자녀들과의 ‘이별(離別) 세리머니’를 열어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얼마전 마틴루터킹 Jr. 국제채플에서 이같은 행사를 열었다. 미네소타대학도 부모들을 리셉션에 초대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다.
사실 미국 대학들이 이같은 행사를 여는 것은 자녀들과 이별하는 부모들의 섭섭함을 위로하는 의미도 있지만 과도한 간섭(干涉)을 막으려는 뜻이 더 강하다. 종전에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 기숙사에 들어와 침대 책상의 위치를 정하고 여러 가지 주문을 했지만 이런 의식을 통해 부모들의 역할을 제한하고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타임스는 많은 학교들이 이른바 ‘스카이페 시대’를 맞아 걸핏하면 집에 문자를 보내고 아이들에 지나친 관심을 쏟는 ‘벨크로(찍찍이) 부모들로부터 학생들이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넬 칼리지는 지난달 21일 체육관에서 415명의 신입생들을 위한 입주식을 열었다. 컴퓨터 프린터와 각종 살림살이가 기숙사 방에 옮겨진 후에 행사장에 모인 학생들과 부모들은 각각 다른 쪽에 위치했다.
행사가 끝난 후 엄마들과 아빠들은 캠퍼스를 떠나줄 것을 요청받는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주한 후에도 며칠씩 학교를 떠나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고 말한다. 뉴욕주 해밀턴의 콜게이트 대학의 비버리 로우 신입생학과장은 학기 첫날 딸의 수업일정표를 바꾸기 위해 대학사무처에 찾아온 부모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린넬 대학에 딸 에일린을 입학시킨 게리-글로리아 캘데론 부부는 “솔직히 우리가 아이를 과보호하고 있는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레슬리 넬슨 씨는 아내와 함께 아들 마키를 학교에 데려다 준 후 사흘을 머물렀다. 아내 헤이만 씨는 이들과의 이별이 “탯줄이 떨어져 나갈 때와 같은 아픔”이라고 털어놓았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美대학 기숙사와 오프캠퍼스
미국의 대학들은 대체로 1~2학년을 기숙사에서 지내도록 의무화한다. 비단 이런 규정때문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집에서 다니거나 학교 밖에 방을 얻어 지내는 것은 시간낭비도 많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기숙사를 선택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은 3학년이후에도 기숙사를 선택하지만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위해 ‘오프 캠퍼스’로 불리는 대학캠퍼스와 붙어 있는 하숙형 일반 주택들을 렌트해 들어가는 학생들도 많다.
겉에서 보면 일반 주택처럼 생겼지만 1~2층을 개조해 방을 서너개 씩 렌트하는데 기숙사 비용보다 저렴한 방들도 제법 된다. 하지만 같이 생활하는 학생들이 문제가 있거나 주말 잦은 파티를 열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 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컴퓨터와 옷가지 생필품 등 각종 살림살이들을 싣고 학교에 자녀들과 오는 부모들의 행렬이 끝나가는 시즌이다. 여름 방학에 들어가는 내년 5월말이면 다시 짐을 싣고 돌아오는 부산한 풍경이 펼쳐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