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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언니오빠 보고싶어요” 북한에서 온 편지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11-06 (토) 06:19:06

 북한에 홀로 남겨진 동생이 뉴욕에 사는 오빠, 언니들에게 보낸 편지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떠돌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뉴욕라디오코리아는 4일 평안북도 태천군에 사는 한 여성이 뉴욕의 형제들을 찾는 편지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편지의 발신인(發信人)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평안북도 태천군 00리 0반 한00”이고 수신인(受信人)은 뉴욕 유니온 턴파이크에 사는 한봉택으로 돼 있다.

 

▲ 평안북도 한모 씨가 보낸 편지 겉봉 <사진=뉴욕라디오코리아>

지난 8월 18일에 작성돼 10월 9일자 북한 소인이 찍혀 있었다. 이 편지를 전달한 이는 유니온 턴파이크에서 세탁소를 하는 조남홍 씨. 그는 “5일 전인 10월 30일 이웃집 델리의 2세 청년이 편지를 가져왔다”면서 “그 델리 가게에는 한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없고 이전 주인들도 그런 성씨는 없었다고 하더라”며 방송을 통해 주인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편지의 주인공 한 씨는 17년전 처음 연락이 돼 소식을 주고받았던 오빠와 언니들의 안부를 안타깝게 묻고 있다. “꿈결에도 기다립니다. 보고싶은 오빠, 언니들, 그리고 가족들과 친척들 모두가 무고하신지 자나깨나 한시도 잊어본적 없는 동생 00이가 문안드립니다..”

한 씨는 “서른아홉살에 형제들의 소식을 처음 접했고, 지금은 쉰여섯살이 돼 6남매를 출가하고 막내딸과 살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 편지엔 형제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사진=뉴욕라디오코리아>

지난해에도 북한에서 뉴욕으로 온 편지가 주인을 못 찾아 방송국에 전달되는 일이 두차례나 발생한 바 있다. 이같은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친지와 서신을 주고받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 실향민은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에 이민 온 실향민(失鄕民)들도 적지 않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가족과 연락이 닿은 이들이 많기 때문에 편지 왕래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주인 잃은 북한편지의 수신자로 밝혀진 대동연회장의 김중현 회장은 “수년전에도 편지왕래는 가능했지만 기간이 2~3개월씩 걸렸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북미간 우편전세기 있다 기간은 한국과 비슷

주인 잃은 뉴욕편지의 사연이 뉴욕에서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해 3월. 당시 편지는 함경북도 부령군에 사는 로모씨가 소식이 두절된 서울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뉴욕의 고모부에게 보낸 것이었지만 주소가 잘못 돼 방송국까지 오게 됐다.

당시 북한에서 온 편지는 일반에게는 제3국을 통한 서신왕래(書信往來)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진위논란(眞僞論難)이 있었지만 미 우정국에 확인한 결과 북미간에 우편 전세기가 고정적으로 왕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간은 6일에서 10일로 한국과 비슷하다.


4월에도 황해남도 안 모씨가 프레시메도우에 사는 사촌누나 이정원 씨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그러나 주소가 잘못돼 주인을 찾지 못하다가 라디오방송국에 전해졌다.

이 주소지에 살던 중국인은 수신인 주소가 한글로 된 것을 알고 옆집의 한국인 김영주 씨에게 전달했다. 미국서 남편의 성을 쓴다는 김씨는 “내 처녀 때 성이 원씨다. 편지 겉봉에 영문으로 ‘Yi Chong Won’이라서 무심코 뜯었더니 내용이 전혀 엉뚱했다”고 털어 놓았다.

흥미로운 것은 편지가 발송후 수신지까지 소요된 기간. 당시 로씨의 편지는 1월14일자 소인이 찍혀 있었고 도착하기까지 5주 정도 소요됐다.

그런데 4월에 김영주씨가 편지를 받은 것은 4월11일이었고 봉투 소인은 3월19일자였다. 불과 23일만에 미국의 주소지로 당도한 것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한 씨의 편지는 10월 9일 소인이 찍혀 있었고 30일 미국 주소지에 도착, 21일이 소요됐다.

정상적으로 편지 왕래가 10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북한에서 검열 등의 이유로 일정기간 머물다 재발송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씨의 편지엔 70원짜리 봉투에 30원 우표 5장, 도합 220원이었고 안씨의 편지는 70원짜리 봉투에 100원 우표 2장을 붙여 270원이었다. 가장 최근인 한씨의 편지엔 봉투 가격이 표시되지 않았지만 50원짜리 우표 3장과 70원짜리 우표 1장으로 220원이 소요됐다.

이로 미루어 북한서 미국에 보내는 편지 요금의 공정가(公正價)는 220원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일반 근로자 월급이 2천원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에 붙이는 편지 값이 월급의 10%가 넘는 셈이다.

반면 미국서 북한에 보내는 편지는 한국에 보내는 것과 동일한 90센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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