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이 최근 공직자 병역조회(兵役照會) 웹사이트에서 군필(軍畢)이나 면제자(免除者)라고 기재해 병역이행여부를 식별하게 하는 구분란을 아예 없애버린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면제자라고 기재돼 있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병역조회란에서 면제자 딱지를 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상득 의원을 조회하면 아들 이지형이 면제자라고 기재돼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표기도 없어졌다.
병무청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직자등의 병역사항 열람 조회란을 통해 공직자 이름과 소속기관을 입력하면 병역사항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ttp://www.mma.go.kr/kor/s_kukmin/release/index.html
그러나 최근 조회화면란이 변경되면서 병역면제여부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게 돼버려 사실상 병무청이 이 대통령 등 병역면제자들에게 조회 화면에서나마 면제자라는 딱지를 떼줬고 국민들에게는 불편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병역조회라 함은 병역을 마쳤는지 아니면 면제됐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지만 병무청이 이처럼 군필 또는 면제자 등을 표기하는 구분란을 아예 없앤 의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일 고위공직자 병역을 조회했을 때는 구분란이 있었으나 17일 조회했을 때는 면제자 또는 군필을 적시(摘示)했던 구분란이 없어진 것으로 미뤄 병무청이 이 기간 중 병역조회화면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예전 화면에 기재됐던 군번이 새 화면에는 없어진 것으로 미뤄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없앤 것으로 판단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옛날 화면에서는 면제자라고 기재돼 있어 병역을 면제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바뀐 화면의 아래를 보면 병역이행여부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어디에도 면제자란 표기가 없고 병역관련 과정만 기재돼 있어 군필자인지 면제자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이명박대통령 병역사항조회 변경전[좌측]-변경후[우측] 비교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의원을 조회해 봤다. 이상득 의원은 입대(入隊) 하루만에 제대(除隊)를 한 군필자이다. 또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은 면제자이다.
이상득 의원 아들은 1988년 1급 현역병 입영(入營)판정을 받았다가 불과 2년 뒤인 1990년 군에 입대했다가 귀가조치(貴家措置) 됐다.
병무청이 조회화면을 변경하기 전에는 이상득의원이 군필자이고 아들 이지형은 면제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변경후 화면 즉 군필 또는 면제자를 적시하는 구분란을 없애버린 새 화면을 보면 과연 이상득의원의 장남 이지형이 군대를 갔다 왔는지, 안 갔다 왔는지 알아보기가 힘들게 바뀌었다.
뉴욕=안치용특파원 cyahn@newsroh.com
<꼬리뉴스>
누가 왜 이런 개악을 했을까..병무청 답해야
병역조회 화면은 기자가 변경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병역조회 화면을 캡쳐해 둔 것으로 구체적인 비교(比較)가 가능했다.
새로 바뀐 이명박 대통령의 병역 조회란은 갑종(甲種) 귀가 기피 대상 등의 병역사항만 기재돼 있고 맨 마지막에는 병종 제2국민역 질병(疾病) 이라고만 돼 있어서 과연 군대를 갖다 왔는지, 아니면 몸이 안좋아서 ‘꽃방위’를 했는지, 아니면 병역면제자인지 알 수 없게 되버렸다.
윗분들이 군대를 안 갔다 오는 바람에 병역조회에서 군필여부를 확인하는데도 공부가 필요하게 됐다. 개선(改善)이 아니라 명백한 개악(改惡)이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등이 면제자인 상황에서 이런 개악이 일어난지라 개악을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공직자들의 병역문제가 국민의 큰 관심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군필 면제자를 적시하는 란을 없앰으로써 ‘왜 없앴을까?, 대통령 눈치보는 것이냐?’ 하는 '불순한' 동기(動機)가 없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병무청의 공직자 병역사항 열람(閱覽) 조회화면의 변경은 조회의 취지를 흐리게 할뿐 아니라 국민들을 몹시 불편하게 하고 있다. 변경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