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택시기사가 흑인승객의 탑승을 거부했다가 2천 달러의 합의금(合意金)을 물게 됐다.
뉴욕시 택시 리무진 위원회는 지난 2009년 10월 1일 맨해튼 5에비뉴에 있는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앞에서 흑인 승객의 승차(乘車)를 거부한 택시 기사 모하메드 이브라임 씨가 2천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에브라임 씨는, 당시 병원 앞에서 백인 대니엘 쉐이니필트 씨를 태우기 위해 정차했다가 쉐이니필트씨의 흑인 친구가 동승(同乘)하려하자 운행을 거부해 소송을 당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흑인차별안했다 억울해” 운전기사 항변
“난 평소에 흑인승객을 많이 태운다. 차별(差別)은 절대 없었다.”
문제의 옐로캡 기사 모하메드 이브라힘은 이 사건을 보도한 뉴욕포스트 기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택시를 하면서 흑인승객을 많이 태우는데 차별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항변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차별로 보기엔 무리한 정황이 있다. 일단 기사가 중동계이고 뉴욕시 한복판에서 옐로캡을 하면서 승객을 피부색에 따라 골라 태운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승객이 별로 없는 시내 외곽에 가기 싫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대부분의 옐로캡 기사들은 쉐이니펠트 씨가 가려 했던 브루클린보다 손님들이 많은 맨해튼에서 운행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쉐이니펠트 씨는 “당시 맨해튼 5애버뉴 101스트릿에서 택시를 보고 손을 들었더니 차선을 두 개나 바꿔서 내 쪽으로 왔다”면서 “브루클린에 가자고 했을 때 오케이를 한 기사가 흑인친구가 타려고 했더니 갑자기 브루클린엔 안간다고 했다. 이건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의 얘기는 또 다르다. 처음부터 이들을 못봤다는 것이다. 따라서 승객차별도, 운행거부도 아니라는 것. 그는 “오후 1시라면 복잡하지 않은 시간이다. 1시간에 25 달러를 쉽게 번다”면서 브루클린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황(情況)상 그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정차하지도 않은 택시를 고발할 이가 없기 때문. 아마도 기사는 브루클린행이 탐탁치 않아 운행을 거부했고 공교롭게 동승자가 흑인이어서 인종차별로 엮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브라힘 씨는 잘못이 없었는데도 합의한 이유를 묻자 “이런 일로 계속 시간낭비, 돈낭비를 하기 싫어서”라고 밝혔다.
자신의 생일인 지난 8일 합의금 중 1천 달러를 먼저 받고 “일종의 생일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지은 쉐이니펠트 씨. 왠지 얄미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