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합동결혼식이 9일 밤 뉴욕에서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결혼식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선문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합동결혼 축복식(祝福式)’을 위성중계로 함께 진행됐다.
‘글로벌 웹진’ 뉴스로는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뉴욕의 통일교회 교육센터 건물에서 열린 결혼식 현장을 취재했다. 한국의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숫자는 7200 쌍이었고 뉴욕의 결혼식장에선 31쌍이 참여했다.
뉴욕 외에도 샌프란시스코와 오하이오 컬럼버스, 로스앤젤레스 등 4개 도시에서도 같은 시간 위성TV 화면을 지켜보며 식이 거행됐다. 결혼식은 문선명 총재와 부인 한학자 여사의 주례(主禮)하에 성수의식, 성혼문답, 축도, 성혼선포, 신랑신부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1954년 문선명 총재가 창시한 통일교는 1960년 세 쌍의 합동결혼식을 시작으로 61년 33쌍, 62년 72쌍이 혼인했고 98년에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대규모 합동결혼식을 거행해 세계인들의 이목(耳目)을 끌었다.
뉴욕본부에서 아시아담당 김용하 목사는 “나도 88년 합동결혼을 통해 축복을 받았는데 그때만 해도 언제 열릴지 몰랐다. 이후 3년에서 2년, 1년으로 정례화됐다”고 소개했다.
통일교회 뉴욕본부 책임자인 브루스 그로드너 목사는 “최근들어 합동결혼식은 보통 2월과 10월에 개최된다”면서 “오늘 결혼하는 커플 중 21쌍이 미혼(未婚) 남녀이고 10쌍은 통일교 밖에서 결혼 후 믿음속에서 축복식을 갖는 기혼(旣婚) 커플들”이라고 소개했다.
▲ 그로드너 목사와 히구치 하루히사 전US사법재단 회장이 홀에서 포즈를 취했다
통일교회 뉴욕본부 홍보담당인 더글라스 버튼 씨는 “오늘 결혼식은 대부분 축복식을 통해 맺어진 1세대의 자녀들이라는 점이 특기할만 하다. 반세기의 역사가 흐른만큼 통일교도 2세대, 3세대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만 19세로 동갑내기 여성과 결혼한다는 크리스 지오도 군은 최연소 신랑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보다 조금 어린 친구도 있다”면서 “우리 부모님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교육센터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다는 바비 멀 씨는 네팔 출신의 신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8년전 통일교를 알게 됐다는 그는 “아프리카 선교단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모임에서 통일교 교리에 흥미를 갖게 됐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기독교 집안이었지만 가족들도 긍정적으로 대했다”고 털어놓았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신랑사진 들고 참여한 신부들 눈길
합동결혼식이 열린 통일교회 교육센터는 맨해튼의 중심인 43가 5애버뉴에 위치한 건물이었다.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외에 가족 친지들까지 자리해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
외부에 대해 다소 폐쇄적이지 않을까하는 예상은 기우(杞憂)였다. 입구는 활짝 열려 있었고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했다. 낯선 기자의 취재(取材)에 모두가 거리낌없이 응했고 홍보담당 버튼 씨는 직접 다양한 캐릭터의 신랑신부들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 홍보담당 더글라스 버튼 씨(왼쪽)와 히구치 하루히사 전 US사법재단 회장
합동결혼식의 정보를 얻은 것은 히구치 하루히사 전 US아시안아메리칸사법재단 회장을 통해서였다. 히구치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외부인들의 통일교인들에 대한 조직적 납치감금사건과 관련, 자신도 피해자였다고 털어놓아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는 “통일교와 교인들에 대한 오해(誤解)와 편견(偏見)이 그동안 너무 많았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6시였지만 결혼식이 위성중계를 통해 거행된 것은 뉴욕시간으로 밤 10시였다. 그전까지 신랑 신부는 예복(禮服)을 착용하고 별도의 룸에서 순서대로 공식적인 웨딩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었다.
서른 한쌍의 결혼식이었지만 ‘인종전시장’인 뉴욕답게 외모만 보아도 다양한 국적의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자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날 결혼식에는 신랑 없이 사진만 들고 참여한 신부도 두명이나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필리핀 출신으로 뉴욕본부에서 선교사(宣敎師)로 일한다는 그레이스 씨는 “말레이시아인 신랑이 지금 한국에 있는데 내 비자가 만료돼 갈 수 없어서 이렇게 사진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다소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지금 기분이 어떠냐고 질문하자 “(혼자이지만) 흥분되고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녀는 “결혼후에도 신랑과 만나려면 1~2년은 걸릴 것 같다. 신랑도 말레이시아에서 공부를 마쳐야 하고 나 역시 뉴욕에서 공부와 선교활동을 계속해야 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