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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차별 납치키워” 통일교 납치피해 일본인 충격고백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10-07 (목) 06:12:07

 

“통일교인 핍박(逼迫)의 진짜 이유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差別)이다.”

일본인 통일교 여성신도에 대한 납치감금(拉致監禁) 행위가 큰 파문을 빚고 있는 가운데 뉴욕에 거주하는 일본인 남성이 6일(현지시간) 자신도 납치사건의 피해자라고 토로하며 이번 사건의 원인을 한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이라고 진단해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주인공은 히구치 하루히사 씨(46). 그는 뉴욕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한인이 주도하는 US아시안아메리칸사법재단 회장을 일본인으로는 처음 맡는 등 한인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그에겐 20여년간 묻어온 가슴 아픈 비밀이 있었다. 그 역시 납치사건의 희생양(犧牲羊)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통일교 한국신자들한테도 차마 털어놓지 못했어요. 들어서 좋은 일도 아니지만 일본인이 일본인을 핍박했다는 것도 부끄럽고 이 사건의 내면에 한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감이 있기때문입니다.”

오사카 출신인 그는 대학 재학중에 통일교(統一敎)를 접하게 됐다. 통일교 신자가 된 어느날 악몽이 시작됐다. 결혼식 직후 누군가의 사주(使嗾)로 백주대낮에 납치돼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통일교에 대한 왜곡(歪曲)된 이미지가 팽배했어요. 통일교를 사악한 종교로 매도하고 특히 한국인과의 결혼을 꺼리는 일본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죠. 조직적인 음해(陰害) 세력이 가족에게 저를 구해야 한다고 사주한 거에요.”

일본의 통일교 신자들을 핍박한 세력은 일부 기독교목사들과 회유를 빌미로 잇속을 노린 기업형 변호사, 해결사 조직이 얽혀 있었다. 이들은 통일교에 대한 악의적 이미지가 퍼진 것을 이용, 부모와 가족에게 겁을 주고 자녀들을 구해내는 댓가를 요구하며 납치 감금하는 불법을 서슴지 않았다.

한 여성 피해자는 납치 감금된 상태에서 자살하는 비극도 있었고 어느 남성 피해자는 12년간 감금되는 등 선진국이라는 일본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자행된 것이다.

히구치 씨는 “한국인과 결혼한 통일교 일본 신도라면 언제 납치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피해자가 4300명이나 되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일본 여성 피해자도 최소한 3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남성과 결혼해 살다가 일본의 가족을 방문했다가 아내가 사라진 경우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면서 “한국 남편이 일본에 가도 찾을 길이 없다. 졸지에 남편과 자식을 두고 생이별을 하는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저도 정신병원에 3개월간 감금돼 있다가 이러다 죽겠다싶어서 거짓말로 통일교를 안믿겠다고 서약했어요. 병원에서 나온 후에도 한달 이상 감시를 받다가 겨우 탈출해서 자유를 얻었지요.”

따지고보면 그의 부모도 피해자였다. 통일교를 믿고 한국인과 결혼하면 인생의 파멸(破滅)이라도 오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매도(罵倒)한 세력에 철저히 이용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히구치 씨 역시 납치의 두려움으로 근 10년간 일본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이 됐었다.

 

▲ 히구치 회장이 2009년 한국과 일본 총영사관 영사에게 감사패 수여후 포즈를 취했다

그가 미국에 온 후 부모님이 한 차례 방문, 그가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중견간부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을 본 후에야 편견을 씻을 수 있었다. 히구치 씨는 “부모님과 가까운 가족들은 이제 저를 믿지만 다른 친척이나 이웃들이 여전히 안좋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그는 통일교 일본신도들에 대한 공공연한 인권유린(人權蹂躪)이 수 십년간 자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사법기관이 수수방관(袖手傍觀)하는 이유를 통일교와 한국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의식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납치감금되고 폭행당했다고 신고해도 가족간의 일이라 수사하기 어렵다고 핑계를 대요. 통일교가 아니라면 그렇게 방관하겠어요? 경찰만이 아니에요. 12년간 납치당한 남성이 천신만고 끝에 탈출한 사건도 일본 언론엔 한 줄도 나오지 않았어요.”

피해자들은 또다시 납치 감금될 수 있다는 우려와 공포로 친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 PTSD란 전쟁이나 살인 같은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심리적 신체적 공황상태를 말한다. 

피해자들이 아무리 호소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의 가슴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는 히구치 씨는 이제 공론화(公論化)가 된 이상 뉴욕에서도 신도들이 모여 집단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만간 맨해튼의 일본총영사관(日本總領事館) 앞에 모여 일본정부의 각성과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한국 정부에도 일본인 반려자(伴侶者)들의 안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 2008연례만찬에서 히구치 회장과 FBI 웨이산 던 뉴저지지부장,뉴욕주경찰청장 등 사법기관관계자들 

<꼬리뉴스>

무늬만 일본인의 한국 사랑

하루히사 히구치(미국명 루크 히구치) 씨는 한인사회는 물론, 아시아커뮤니티에서 유명인사(有名人士)로 통한다.

FBI와 경찰청, 검찰청, 이민국, 시크릿서비스(SS), 노동청, IRS(국세청) 등 서슬 퍼런 미 주류사법기관과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는 US아시안아메리칸 사법재단의 4대 회장이자 일본인으로는 처음 회장직을 맡은 덕분이다.

 

▲ 2008연례만찬에서 뉴욕주 경찰커미셔너에 히구치 회장이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회장 재임시절 사법재단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고 전국 단체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가까우면서도 먼 한국과 일본커뮤니티가 히구치 회장덕분에 한층 친밀한 관계가 되는 성과도 있었다.

 

한국말이 유창한 히구치 씨는 2007년 9월 뉴욕에서 녹화된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서 노래와 춤 등 다양한 재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학시절부터 모던 댄스를 한 그는 미국에 와서도 회사에 다니면서 댄스컴퍼니 단원으로 활동을 했다.

큰 딸이 세 살 때 한국말로 “아빠~” 하는 것을 듣고 “좋아하는 댄스를 끊고 열심히 돈을 벌기로 했다”고 다짐했다는 그는 미국에 사는 일본인이지만 집에서 하는 공식 언어는 한국말이라고 귀띔한다.

딸부자집의 일곱째 딸인 아내를 극진히 아끼는 애처가(愛妻家)인 그는 ‘무늬만 일본인’으로 느껴질 만큼 한국사랑이 대단하다.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통일교에 대한 편견(偏見)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 2009올해의 기자로 선정된 CBS-TV앵커 신디슈에 시상한 후

유명가수 겸 배우인 사쿠라다 준코(櫻田淳子)가 통일교 신도라는 사실을 밝히고 합동결혼식(合同結婚式)에 참여해 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이미지가 다소 완화(緩和)되긴 했지만 아직도 뿌리깊은 차별감이 남아 있다

히구치 씨는 “일본의 일부 교회는 통일교 신도들을 회유 협박으로 개종(改宗)시킨 후 자기교회 신도로 만들어 세를 불리기도 한다”고 꼬집고 “일본의 양심적인 인사들이 앞장서서 진실을 파헤쳐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왜곡해선 안되는 것처럼 어떤 종교든 인종이든 핍박과 인권유린이 있어선 안되요. 제발 관심을 갖고 도와주세요”라고 호소(呼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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