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상공에 무지개가 피어 올랐다.
27일 만추(晩秋)를 촉촉이 적신 가을비가 내린 뉴욕 맨해튼. 오후 늦게 비가 잦아들고 햇님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 뉴요커들은 아름다운 무지개의 화현(化現)에 환호성을 질렀다.
처음엔 마치 건물 위로 오색 번개가 번쩍이는듯한 모양으로 나타난 무지개는 오후 5시 25분 경 동쪽 상공에 영롱하게 떠올랐다.
보통 무지개에선 보라색을 보기가 힘들지만 맨해튼의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시민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아주 크게 원을 그린 것은 약 2분 정도. 이후에는 구름에 가려서 부분적으로 노출됐다.
뉴욕=김진곤특파원 kimchinkonnyc@gmail.com
<꼬리뉴스>
무지개는 과학적으로 공기 중의 물방울에 태양광선이 반사·굴절되어 나타나는 일곱 빛깔의 자연현상이지만 사람들의 정서는 전설에 더 애착(愛着)을 갖는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무지개가 연못의 물을 빨아 올려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아메리카원주민들은 좀더 심각했다. 무지개가 물을 빨아올려서 가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원시민족들은 아침 무지개가 신령(神靈)이 물을 마시기 위해 나타내는 것으로 여겼다. 무지개가 피어오른 땅을 파면 금은보화가 나온다는 전설도 있다.
성경에서는 노아의 홍수 후 신이 다시는 홍수로써 지상의 생물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보증의 표시로서 인간에게 보여준 것으로 보았다. 그리스신화에서는 무지개가 이리스(Iris)라는 여신이며 제우스의 사자(使者)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선녀(仙女)들이 깊은 산속 물 맑은 계곡에 목욕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다.
무지개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윌리엄 워즈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