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날 정말 재밌네요!”
뉴욕의 한인대학원생들이 풍성한 설날 잔치로 미국인들에게 호평(好評)을 받았다. NYU 대학원 한인학생회(회장 이동석)는 10일 맨해튼 킴멜(Kimmel) 센터 ‘E&L 대강당’에서 ‘설날 페스티벌-한국 음력설(Seollal Festival-Korean Lunar New year)’ 잔치를 열었다.
약 300명이 참석하는 성황(盛況)을 이룬 이날 잔치엔 미국인 등 외국인들이 절반을 넘은 가운데 한국 고유의 명절을 한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NYU 한인학생회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음력 설날(Lunar New Year)을 중국설날(Chinese New Year)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이 때문에 행사 이름도 설날이라는 한국말을 앞세웠고 설날과 관련한 세시풍속, 한국음식, 문화 등에 관한 동영상들을 집중적으로 제공했다. 특히 일부 자료는 NYU에 유학중인 세계 각국의 학생들을 배려해 13개 국어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강우성 학생회 부회장과 박주연 씨의 사회속에 진행된 공연도 다채로왔다. 뉴욕국악협회 박수연 회장을 비롯한 단원들의 살풀이 공연과 가야금 아쟁 연주, 가야금 병창이 이어졌고 뉴저지 호산 태권도장 관원들의 호쾌한 격파와 무술 시범은 참석자들의 경탄과 박수를 끌어냈다.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은 제기차기 대회였다. 외국 학생 6명을 포함, 객석에서 10명이 나와 치열한 제기차기 열전을 벌여 큰 웃음과 환호성이 쏟아졌다.
당초 주최측은 토너먼트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워낙 반응이 좋아 한국학생팀, 외국학생팀으로 나누는 등 여러 차례 경기를 하도록 배려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조셉이라는 이름의 미국 학생은 “제기차기는 처음이었다. 보기엔 쉬웠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 하지만 정말 재밌었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제기차기에 참여한 장진호 영화감독은 “이걸 얼마만에 해보는건지 모르겠다. 몇 번 해보니까 왕년의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 뉴욕한복판에서 제기차기를 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강우성 부회장은 “시간도 많이 부족했고 재정 등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뉴욕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 광주요(廣州窯) 그룹 등의 지원과 학생들의 열정으로 기대이상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내년엔 더 큰 행사를 맨해튼 거리에서 치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가 마련한 각종 김밥과 잡채 궁중떡볶이, 백김치 다과와 본촌치킨이 후원한 치킨 등 푸짐한 음식이 제공됐고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영화 ‘식객’까지 상영되는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의 쇼케이스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석 회장은 “지난해 10월 존스홉킨스대학의 ‘컬러풀 차이나(Colorful China)'에서 한국문화가 중국의 소수민족 문화로 소개된데 대해 모든 한인 유학생들이 분개했다”며 “우리 설을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 속국이 아닌 문화 독립국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기념품 복주머니속에 천원짜리 새 지폐도
이날 행사장 안내 데스크에선 모든 참가자들에게 복주머니와 경품티켓을 무료로 제공했고 특히 복주머니 안에 1천원짜리 지폐를 넣어 선물해 한국 화폐까지 홍보하는 등 세심한 배려(配慮)가 엿보였다.
강우성 부회장은 “이날 복주머니는 학생회 임원들이 꼬박 2시간을 매달려서 300개의 복주머니를 만든 것”이라며 “복주머니의 천원짜리 새 돈도 한국에서 특별히 공수(空輸)해 왔다”고 소개했다.
뉴욕 예지원이 제공한 혼례복을 입고 기념사진촬영하는 코너도 마련된 가운데 강우성 부회장을 비롯한 행사 주최 학생 30여명이 양반 복장과 전통 한복, 어우동 차림 등을 하고 행사장을 누비는 모습이었다.
또 하객중에서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이 화려한 전통의상과 헤어스타일로 공연자보다 더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행사장엔 맨해튼한인회 이승래 회장과 다음달 뉴욕한인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인소기업권익위원회 한창연 회장이 참석해 주최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한 뉴욕의 문화기획자 오픈워크 한동신 대표와 코리안데이닷컴의 재이V. 배 대표, 한인수 PGA인스트럭터, 조은정 레스토랑 컨설턴트, 백평훈 영화감독, 연극배우 이오비 씨, 김성아 씨 등 다양한 분야의 한인사회 인사들도 대거 자리했다.
한편 태권도 시범에선 격파한 송판 일부가 객석으로 날아가는 등 다소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는 바람에 NYU 관계자가 더 이상의 격파 자제를 당부하는 해프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