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송사가 뉴욕의 한인라디오방송을 중심으로 한 한인사회의 일본돕기 모금운동을 취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1TV가 16일 뉴욕의 KRB 한국라디오방송(대표 권영대)이 전개한 일본지진피해모금 특별생방송에 취재진을 보내 인터뷰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번 모금 방송이 주류사회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KRB가 역대 재난구호활동에서 항상 혁혁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는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각종 재난에 어떤 커뮤니티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때마다 KRB는 미동부의 유일한 24시간 라디오방송이라는 강점을 살려 이같은 캠페인의 선봉에 서 있었다.
96년 개국이래 콜롬비아와 대만 지진 돕기 생방송을 비롯, 2001년 911테러참사 성금 126만 달러를 모금했고, 2002년에는 한국 수재민 돕기 모금,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 쓰나미 이재민 돕기와 용천참사 북한동포돕기 모금을 성공적으로 전개했다.
특히 지난 해 1월 아이티지진 피해자돕기 모금방송에서는 이틀간에 걸친 생방송 진행으로 1천여명의 한인들이 16만 달러를 기부해 단일 커뮤니티로서 최단 기간에 최다액 모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NY1 기자와 인터뷰하는 권영대 대표 <사진=KRB 제공>
KRB 권영대 대표는 이날 뉴욕1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감정의 골이 깊은 한인 커뮤니티의 방송사가 일본을 돕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을 나누는 인류애다.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뿐 엄청난 재해로 고통겪는 이웃을 돕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KRB가 이날 8시30분부터 모금생방송을 시작하자마자 동포들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불과 20분만에 13명이 3400달러를 기부하는 등 10시간의 마라톤 생방송을 하는 동안 230여명의 한인청취자들이 6만5367 달러를 약정해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서툰 한국말의 2세 어린이부터, 돌봐주는 아이이름으로 기부를 하겠다는 베이비시터 할머니, 일본에 친지를 둔 주부, 매일같이 일본 고객을 태우는 택시기사까지 방송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또 뉴욕총영사관의 주낙영 부총영사는 생방송에 출연해 총영사관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500달러를 KRB에 기탁했다.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일본과는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이웃 나라 국민으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우의와 온정을 보내는 것은 세계 문화국민으로서의 자세”라고 모금운동을 평가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쓰나미보다 강력한 사랑의 물결
KRB의 성금모금 특별 생방송 ‘당신이 희망입니다’는 쓰나미보다 강력한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이웃 일본의 대재앙 앞에서 한인들은 과거사도, 팽팽한 신경전도 접어두는 모습이었다. 이웃의 불행을 누구보다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만이 넘쳐났다.
이날 KRB를 찾은 2세 어린이들은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아픔을 겪고 있는 일본에 힘내라는 격려의 메세지를 보냈고 자녀들이 세상을 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은 손자와 손녀, 아들, 딸 이름의 기부로 이어졌다. 일본고객을 대상으로 콜택시를 운행하는 한 운전기사는 선뜻 1천달러를 내놓기도 했다.
최악의 참사를 당한 일본에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들의 적극적인 위로와 지원이 이어지면서 애증(愛憎)의 한·일 관계가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