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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 美대학농구선수 디비전1 맹활약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12-30 (목) 05:20:25

 UC 버클리 남자농구팀의 시즌개막전이 열린 11월 16일. 상대는 칼스테이트 노쓰리지였다. 홈팬들은 42번을 단 칼스테이트의 포워드 마이클 리자라가(21)가 볼을 잡을 때마다 ‘튜나~’라며 우레와 같은 함성과 아유를 보냈다.

상대팀의 요주의 선수를 심리적으로 흔들어놓는 ‘튜나~’함성은 캘리포니아 대학들의 전통이다. 본래 시작은 수십년전 42번을 단 UCLA 선수가 프로드로 라인에 있을 때 “포티~투”라고 고함치면서 상대를 흔들어놓으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신장 6.7피트(200cm)의 리자라가(사진)를 놀리는 것은 통하지 않았다. 리자라가는 미 대학농구 디비전1의 유일한 귀머거리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날 리자라가는 자신의 최다득점인 15점을 올렸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스포츠섹션에 감동적인 한 대학농구선수의 투혼(鬪魂)을 이렇게 소개했다.

 

타보와 카리 리자라가 씨는 결혼한 후 1년도 안돼 마이클을 임신했다. 의사는 그가 17개월때 만성중이염 판정을 내렸고 정밀검사 끝에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소식에 부모는 할 말을 잊었다. 그러나 비극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마이클 동생 나탈리(16) 역시 귀머거리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카리 리자라가 씨는 “우리 가족중엔 들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팝과 락음악을 즐긴 리자라가의 부모는 아이들이 그런 멜로디를 전혀 즐길 수 없다는 힘든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마이클이 농구에 재능을 보이면서 부모는 열성적인 후원자가 됐다. 아들은 들을 수 없지만 농구장에서 가장 크게 소리치는 관중은 그의 아버지다.

리자라가는 보통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프레몬트의 캘리포니아 농아학교를 다녔다. 집이 있는 딕슨에서 90분 거리에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엄마의 눈은 눈물로 젖었다.

“아들이 집에서 들어와서 하루는 왜 자기는 다르냐고 왜 남들처럼 들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더라구요.”

고등학교에서 리자라가는 풋볼과 야구와 농구의 스타였다. 그의 코치와 교사들은 그를 격려하며 유일한 농아(聾兒)인문대학인 워싱턴의 갤러데트 대학에 진학해 운동과 공부를 하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리자라가는 일반 대학인 노쓰리지를 선택했다. 그곳엔 농아들을 위한 내셔널센터가 있었다. 약 3만5천명의 학생중 200명이 농아이거나 난청환자다. 디비전1팀이었기에 그는 농구팀에 스카우트되지 않았지만 입학후 교내선발 트라이아웃에 신청했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칼스테이트의 바비 브라셀 감독은 열정적인 장광설로 유명하다. 그는 서릿발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리자라가를 강하게 만들었다.

리자라가는 농구코트에서 정보를 눈으로 읽는다. 브라셀 감독은 리자라가의 합류이후 소리치는 대신에 몸짓을 적극적으로 하는 쪽으로 바꿨다. 그결과 모든 선수들에게 말로 하지 않는고도 몸짓으로 작전을 전달하는데 익숙해졌다.


브라셀 감독은 “마이크는 게임을 느끼는 본능이 있다. 그는 아주 빨리 그것을 체득한다”고 평가했다.

리자라가는 3학년이 된 올시즌 스타팅 라인업에 들었고 첫 10게임에서 9게임을 선발출장했다. 리자라가는 심판이 휘슬을 불거나 팀 동료가 콜을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그냥 할뿐이다. 본능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는 28일 현재 평균 6.2점, 5.1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칼 스테이트는 동부의 강호 드폴 대학과 평가전을 가졌다. 브라셀 감독이 경기전 한 마디로 선수들의 투혼을 심어줄 수 있었다. 리자라가의 예를 따르라하고 한 것이다. 칼스테이트 마타도스는 드폴 블루 데몬스를 88-66으로 대파했다. 칼스테이트는 2005년이후 빅이스트 팀을 이긴 첫 번째 빅 웨스트 팀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브라셀 감독은 “이 친구가 식당 어디든 가는 곳마다 들을 수 없다는걸 상상해보라. 남들처엄 버스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못한다고 상상해보라. 하지만 그는 항상 웃고 있기 때문에 그가 부족한게 있다는 걸 알아챌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리자라가는 레크리에이션과 여행 매니지먼트를 전공하고 있다. 그는 유머러스하다. 판토마임과 얼굴표정을 이용하는 위트와 유머가 대단하다. 특히 동료인 레니 대니얼의 흉내를 아주 잘 낸다.

4년생 포워드 대니얼은 “항상 마이크와 있으면 웃게 된다. 조크스터(농담잘하는 사람)인 그를 보면 귀가 안들린다는 생각을 거의 못한다“고 말했다.

 

마이클때문에 이따금 심판도 헷갈린다. 이따금 경기중 심판이 리자라가에게 무언가 얘기할 때가 있다. 대답을 안하면 심판은 관중소리가 시끄러워 안들리는 줄 알고 더 가까이 다가가 큰 소리로 말한다. 그럼 다른 선수가 심판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해준다. “이보세요. 이 친구는 들리지 않아요. 귀머거리란 말이에요.”

리자라가(21)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꿈은 디비전원에서 뛰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없을거라고 했지만 결국은 해냈다. ‘내가 할수 없다는 말을 하지 마라. 난 할 것이다’는 말을 제일 좋아한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꼬리뉴스>

수화통역사가 꿈인 여자친구에 프로포즈

펜실베니아 출신 켄드라 블레싱은 수화통역사(手話通譯士)가 되기 위해 노쓰리지에서 농아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볼링파티에서 리자라가를 소개받고 밤새 수화로 대화했다.

지난 주말 4시간반의 하이킹을 하고나서 할리우드라는 대형글자가 걸린 사인판 아래서 리자라가가 프로포즈를 했다. 블레싱은 자신의 이름처럼 그의 구애를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그순간 리자라가의 미래도 끝이 없이 펼쳐졌다.

그는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태양이 떠올랐다. 맑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도시 전체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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