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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연대기’ 마르자 봉거리첸 한국음식 전도사 주목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06-29 (수) 14:19:04

 

감동과 유쾌함이 어우러진 ‘김치 한마당’이었다. 한국음식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s)’의 주인공 마르자 봉거리첸(34)이 미 주류사회를 향한 한국음식의 전도사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 갤러리 코리아는 온전히 김치와 한국음식의 열기로 가득했다. 김영목 뉴욕총영사를 비롯, 이우성 한국문화원장, 김정광 전 뉴욕불교신도회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사전에 예약한 150 여명의 청중은 한국 음식에 관심있는 미국인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이날의 주인공 마르자 봉거리첸을 취재하기 위해 온 뉴욕타임스 기자, 음식전문가들도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다음달 미 전국 방영을 앞둔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s)’를 홍보하는 자리였다. 김치 연대기는 세계적인 프랑스 요리사 장 조지와 한국계 혼혈 마르자 봉거리첸 부부가 서울과 강원도 제주 등 전국을 돌며 한국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13부작 다큐멘터리다.

 

이미 뉴욕 일원에서는 ‘김치연대기’가 지난 5월 8일부터 매주 일요일 방영되고 있다. 이 작품은 높은 완성도와 함께 한국의 멋진 풍물과 음식기행, 음식시연의 과정을 결합한 독특한 내용으로 미국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이 프로의 호스트인 마르자 봉거리첸은 뉴욕에선 유명인사가 되어 청중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김치 연대기’ 1편과 5편 상영, 패널 디스커션, 마르자 봉거리첸의 빈대떡 시연(試演), 한국음식 시식회(施食會)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치연대기의 에피소드 1편 ‘The Kimchi Chronicles Begin’은 영화 X맨의 스타 휴 잭맨 부부가 마르자 봉거리첸 부부와 함께 비빔밥과 빈대떡을 맛보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국말로 건배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5편 ‘Bean Chronicles’는 강릉 초당의 전통 두부제조법, 한정식집 용수산과 광장시장 탐방 등이 40여분에 걸쳐 상영됐다.


 

패널 디스커션은 제니퍼 맹(템플 케이터링 대표)의 사회로 마르자 봉거리첸과 ‘김치 연대기’의 프로듀서 에릭 리(Eric Rhee)가 참여한 가운데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체험한 한국음식과 문화 및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마르자 봉거리첸은 “미국에 입양되고 나서 잊었던 김치 등 한국 음식의 기억이 어느날 강렬하게 되살아났다. 한국 음식은 나에게 본능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성장한 한인2세 프로듀서 에릭 리는 “친구이기도 한 장 조지로부터 부인 마르자가 4살 때 미국에 입양된 스토리를 전해 듣고 김치 크로니클의 시놉시스를 떠올렸다”고 술회(述懷)했다. 한국 여성과 주한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마르자는 가정 형편으로 고아원에 맡겨졌다가 미국에 입양된 가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녀는 열두살 때 양부모가 처음 데려간 버지니아의 한국 식당에서 짜장면과 김치를 먹으며 까마득하게 잊었던 한국 음식의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흑인남편과 아들을 동반한 한 여성 청중은 자신도 입양아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이렇게 멋진 행사를 마련한 한국문화원과 주인공 마르자 봉거리첸 씨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감격한듯 말을 채 잇지 못했다.

 

한국서 친지방문차 뉴욕에 들렀다는 이재현 이서연 씨 부부는 “우연히 김치 연대기 홍보행사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했다.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가 미국에서 시리즈로 방영되고 한국음식의 열기가 뜨거운데 놀랐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시식회에는 백김치 매운김치, 오이소백이와 각종 전, 잡채, 떡 등이 제공됐고 특히 비빔밥이 동나는 등 청중들의 높은 인기를 모았다.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오늘 이 자리가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마르자 봉거리첸 씨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그녀의 이름은 ‘말자(末子)’

  

양부모의 손에 이끌려 간 한식당에서 짜장면과 김치를 우연히 맛본 순간 열두살의 마르자는 자신도 모르게 “엄마! 나 이것 옛날에 먹어봤어요”하고 소리쳤다고 한다.

 

네 살때 미국에 입양된 이래 뇌리에서 까맣게 잊혀졌던 한국음식의 기억이 되살아난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마르자는 한국음식을 찾게 됐고 결국 한국 방문을 통해 친엄마와 할머니 등 친척들과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인 세계적인 프랑스 요리사 장 조지가 한국 음식에 관심을 돌리게 되고 한국적인 맛을 가미한 독특한 풍미(風味)의 퓨전요리도 개발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

 

그녀의 이름 마르자는 한국식으로 하면 ‘말자(末子)’다. 한때는 가슴속 생채기였던 유년(幼年)의 아픈 기억은 모국의 강렬한 맛을 통해 치유됐다. 불우한 말자가 아니라 행복한 마르자의 한국음식 홍보는 지금 이 순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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