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재개발계획으로 사라지는 한인운영 선물가게의 사연을 크게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8일 A섹션 16면 톱기사로 브루클린의 명소 코니 아일랜드가 ‘산책로(Boardwalk)’ 재개발로 한인 소유 선물가게 ‘코니아일랜드 수버니어즈’ 등 등 7곳의 영세업소(零細業所)들이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이처럼 대대적인 보도를 한 것은 이들 가게들이 작지만 문을 연지 수십년이 된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업소들이었기 때문이다.
한인 2세 로버트 서 씨(29)가 운영하고 있는 선물가게는 그의 부모가 이민 와서 25년전 문을 연 이래 한결같이 이곳을 지켜왔다. 이 가게에서는 오래된 포스트 카드 등 기념품은 물론, 10대 고객과 관광객들을 위한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올 연말이면 가게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문을 닫게 된 것은 이 지역의 건물주들이 대대적인 콘도 단지개발 등 뉴욕시의 지역상권 현대화 계획에 따라 오래된 영세 업소들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보드워크 주변의 6.2 에이커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계 회사인 센트럴 어뮤즈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루나 파크를 비롯, 새로운 3개의 놀이동산을 개장에 맞춰 이 지역을 새롭게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한인소유 선물가게같은 영세한 점포보다 현대식의 세련된 업소를 골라서 입점(入店)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서씨의 어머니 서소정씨(67)는 “건물주가 우리를 내쫒기 위해 더 이상 리스 계약을 안해주고 있다. 그들이 밉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개발업체 측은 오래된 업소들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센트럴 어뮤즈먼트의 발레리오 페라리 사장은 “우리가 이곳을 디즈니월드처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분위기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좀더 세련되고 깨끗한 점포들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서 씨 아버지 60년대 레슬링선수로 올림픽출전
이들 업소 정리에 앞서 재개발회사는 모든 점포들에 향후 9개년 운영계획서를 내도록 요구했다. 이중 네이단의 페이머스 핫도그와 부틱 스토어인 롤라 스타 등은 리스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가게 리노베이션 등 현대적인 점포 운영 계획을 제출해 건물주의 마음을 샀다. 페라리 사장은 “롤라 스타 같은 곳은 우리들의 비전에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다른 업소들은 변화를 원치 않고 그냥 옛날 방식을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탈락 업소들도 할 말은 있다. 특히 서 씨의 경우 최근 수년간 경기침체로 렌트비 내기에도 벅차다고 하소연한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서 씨의 아버지 톰슨 서 씨가 지난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서 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2월 운전 중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미드타운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조수석에 앉아 애견 코비를 끌어안고 있던 부인 서소정 씨는 천행으로 목숨을 건졌다.
아버지의 별세로 서 씨는 부동산중개업을 그만두고 가게 운영을 맡았지만 시의 재개발 계획으로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가게와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됐다.
폐업세일에 들어간 부인 서소정 씨는 “심정이 너무 쓰리다. (재개발업체는) 얼음처럼 냉정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