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사태이후 재일한국인 등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구호(救護)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놓여 있다고 뉴아메리카 미디어(NAM)가 최근 보도해 관심이 일고 있다.
뉴아메리카 미디어는 “1억 3천만명의 인구대국 일본에 있는 외국인은 2% 정도로 평소 일본내의 배타적인 풍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대지진에 이은 원전폭발사고로 일본인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이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아메리카 미디어는 미국의 2000여개에 달하는 소수계 매체를 아우르는 통신사로 주류 언론과는 차별화된 시선의 뉴스들을 대거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일본 북동부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후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일본인 에다 하루키 씨는 재일동포사회를 돕기위해 펀드레이징을 하는 블로그 ‘이클립스 라이징(Eclipse Rising)’을 만들었다.
그는 “이번 대지진은 일본사회를 변화시킬 것이 분명하지만 어떤 방향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고향으로 부르며 일본인과 동등하게 뿌리내리려고 애쓰지만 고향속의 이방인처럼 양면가치에 번민한다.
뉴아메리카 미디어는 “일본내 외국인들은 일본인들에 의해 배척받은 보이지 않는 계층이다. 재일한국인 혹은 ‘자이니치’로 불리는 이들은 1910년 한국이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일본에 끌려온 이들의 후손이 대부분이다. 재일한국인이 중국계와 함께 ‘구이민자’라면 ‘신이민자’는 8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와 남미 중동 등지에서 온 노동계층이다.
이들 이민자들은 센다이 지역을 뒤덮은 토호쿠 지진과 쓰나미 참사이후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死亡者)가 1만명이 넘고 실종자(失踪者)는 두배 수준이다. 그가운데는 이민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다.
지진이후 아시아지역 이민자로 구성된 여성 자원봉사단이 일본말을 못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공립학교에 들어가도록 돕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남성과 결혼하면서 이곳에 정착했다. 이들은 이곳의 외국인들에게 중요한 생명선이 되고 있다.
센다이 시에 소재한 미야기 가쿠인 여대 강사인 존 모리스 씨는 “외국 주민들이 공포속에 피난을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근의 6개 원자로가 피해를 입은 사실이 알려진 후로는 탈출러시가 더 강해졌다. “해당국 대사관이 탈출을 도우려 하지만 일본의 가족과 본국의 부모 형제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잔류(殘留)를 선택한 많은 외국 주민들이 일본인들처럼 구호를 요청하고 있다. 과거에 외국인들은 일본인의 ‘외국인 혐오증’에 시달렸다. 특히 위기시에 이같은 현상이 더욱 악화됐다.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일본의 민족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재일동포출신 하와지 신 씨는 15년전 진도 7.3의 지진으로 6500명이 희생된 고베 지진의 생존자다. 그녀는 “외국인들과 이민자들이 일본 정부에 의해 완전히 무시되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때보다 사정이 나아졌다. 그녀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비정부기구들이 95년 고베 지진에 비해 외국인들을 도우려고 행동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본 언론이 외국인 희생자에 대해 다루고 많은 정부와 NGO들이 어디에 가면 음식과 필요품들을 받을 수 있는지, 희생된 친지와 친구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다국어로 된 비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나은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들은 그러나 덜 낙관적이다. ‘이클립스 라이징’의 하경희 씨는 대지진 직후 소수계들을 겨냥한 트위터와 여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적대적인 글을 올린 사례들을 지적했다.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나자마자 재일한국인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혐오증과 인종차별적인 말들이 트위터와 인터넷에 넘쳐났다.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혼란속에 우리 땅에서 도둑질을 한다’거나 ‘한국인 강간범들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라’는 말들이 쏟아졌다.”
그녀는 이같은 독설(毒舌)들은 1923년 관동대지진때 재일한국인과 중국인들에 대한 대량학살을 부추긴 반외국인 히스테리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재일 외국인들 잔류속 자국인 도와
외국인에 대한 비극의 기억과 차별의 지속은 오늘날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정체성(正體性)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클립스 라이징’의 하경희 씨는 자신이 일하는 기구와 다른 기구들이 일본의 외국인사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본인 대다수와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공사와 시정부들이 일본어와 영어로만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많은 NGO들이 한국어와 중국어 타갈로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구 미디어들이 외국인들 모두가 출국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구조센터에서는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뉴아메리카 미디어는 “파키스탄인들이 고유의 음식을 서빙하고 있고 필리핀과 중국 여성들도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돕고 있다. 회교사원에서 지원 나온 30명의 남성들도 봉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