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한 화합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휴양지의 남측소유 시설물에 대한 처분(處分)을 단행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A섹션 9면 톱으로 금강산 관광지구 사태에 대한 그간의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신문은 98년 문을 연 금강산관광지구를 통한 남북의 화해무드가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사망이후 급속히 냉각됐다면서 북한은 8월 21일부로 남측 기업 소유 시설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자산 몰수(沒收)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남측 기업 소유 자산은 총 4억4300만 달러(약 48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스파시설과 면세점 등 기타 한국정부 소유 시설물을 몰수조치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현대아산 등 남측기업 근로자 14명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행한 북측 발표에 대해 “정부와 기업의 재산보호를 위해 가능한 외교적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전까지 200만명의 남측 관광객들이 해상과 육로를 이용해 금강산에 들어왔다. 그러나 2008년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후 남측은 북한이 사과와 피격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수용하지 않는한 관광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북한은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를 영입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관광을 재개하거나 임대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몰수 처분하겠다고 으름짱을 놓았다.
타임스는 금강산 관광지구는 김대중 노무현 두명의 전직 대통령에게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정치 경제적 신뢰를 굳건히 하는 상징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 등 보수정권에게는 끔찍한 것으로 치부됐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권을 따기 위해 북한에 수억 달러의 댓가를 지불하고 매년 관광객들의 호주머니에서 수백만 달러를 추가로 내줌으로써 김정일 정권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먹여살리기 보다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하는데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국제기구 북에 유리한 결정 내릴수도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재산 처분 문제와 관련, 국제기구가 이에 관여(關與)할 경우 북한에 유리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
북한법 전문가인 한명섭 변호사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주최한 ‘금강산관광 재개, 해법은?’ 토론회에서 “금강산관광 사업 중단에 대해 중국 베이징에 있는 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할 경우 북측에 유리한 결정이 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북한은 관광객 피격사건이 군사지역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며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관광지구 모두 남한 주민에 대해 동일한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한 신변안전 보장을 하고 있는데 금강산 관광사업만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인 측면에서 금강산광광 사업만 중단한 것은 신변안전 문제보다는 양 사업의 성격에 따른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와 무관하지 않으므로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