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국복식가학재단(이사장 최인순)과 궁중음식연구원(한복려)이 주최한 ‘조선왕, 뉴욕에 오다’ 행사는 여러가지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뉴욕의 영향력 있는 300인 초청으로 제한되었다’는 주최측의 공언이 무색하게 참석자의 90퍼센트가 한국인이었고, ‘리차드 기어, 로버트 드니로, 김연아가 온다’는 보도자료와는 달리 대형스타들은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언론사도 눈에 띄었다.
photo by 이현우
한복패션쇼의 리허설은 행사가 시작되었는데도 계속되어 혼란을 빚었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스탭들과 행사를 진행하는 ADGCNY 기획사의 의견 충돌로 참석자들이 앉을 곳을 찾아 헤매는 등 한동안 어수선했다.
왕가의 복식을 고증을 통해 선보이겠다던 한복 패션쇼의 대부분이 기생의 등장이어서 “기생복도 왕가의 의복에 속하냐?”고 묻는 외국인들이 더러 있었다. 한 대중문화전문가는 “비틀즈의 음악과 한국 사극드라마로 연출된 배경음악에 여기저기 금박을 박고, 화려한 색상으로 일관된 한복을 보니, 고증이 되었다기보다는 마치 한국의 퓨전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一鍼(일침)을 가했다.
photo by 이현우
그런가하면 포토존의 기자들 출입을 강력히 통제하는 바람에 일부가 밀려나기도 하고 화장실에 가는 기자들이 돌아오지못해 이우성 뉴욕문화원장이 주최측에 항의하여 구출(?)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2부 디너행사에는 ‘임금님의 밥상’을 기대하던 참석자들은 디저트 수준의 양으로 2-30분간격으로 나오는 음식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조선의 왕은 아마 겉치레(패션)에만 치중했을 뿐 (장시간 계속된 한복패션쇼를 겨냥해) 먹는 것에는 인색했나 보다”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뉴욕총영사관 등 본국 정부의 깊은 관심속에 약 10억원이 투여된 예산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조선왕, 뉴욕에 오다’는 겉보기엔 화려했지만 주최측의 과장된 홍보와 서툰 진행 등 기대에 못미치는 外華內貧(외화내빈)이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뉴욕=한동신특파원 opwo@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