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인과 일본계 10대 학생들이 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종이학 접기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뉴저지 레오니아와 포트리, 팰리세이즈 팍의 공립도서관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이 지역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국과 일본 미국 학생들이 1천마리의 종이학 접기 이벤트를 펼친 것.
이들 학생들은 최근 일본 대지진 참사를 겪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자는 취지에서 종이학을 접게 됐다. 특히 이 행사는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소녀가 기획을 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유리 히구치 양(17). 레오니아 하이스쿨 11학년에 재학중인 유리 양은 대지진과 원전폭발 등 엄청난 참상에 가슴아파 하다가 종이학 접기를 통해 피해자들을 돕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
유리 양의 뜻에 방연정, 니콜 박, 테레사 박, 제니퍼 박, 레지나 강 양을 비롯한 한인학생, 루스(Ruth), 피터(Peter) 애버틴, 가주라 타카 양 등 미국 일본 학생 8명이 의기투합했다. 한국에선 종이학 1천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지고 일본에서는 몸과 마음의 병을 낫게한다는 믿음에 따른 것이었다.
레오니아 등 3개 지역의 도서관과 접촉해 장소를 대여받고 직접 포스터와 보도자료 등 홍보물을 만들어 언론사와 단체 기관 등에 발송했다. 행사기간 동안 미국의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200여명이 종이학 접기에 동참했다.
이번에 만든 1천마리 종이학과 기금 등은 뉴저지 포트리에 있는 재미일본인협회에 전달해 일본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유리 양, “한국 국민들 뜨거운 사랑에 감동”
루크 히구치 씨와 유명미 씨의 두 딸 중 장녀인 유리 양은 “아직도 일본에서 피해자들이 힘든 생활을 한다고 들었다. 이분들이 하루 빨리 행복한 삶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을 종이학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어는 물론, 한국어와 일어가 유창한 유리 양은 평소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US아시안아메리칸 사법재단 회장을 역임한 히구치 씨는 뉴욕지역의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일본의 통일교신자 납치피해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최근엔 일본의 지진피해지역에 직접 날아가 구호활동도 펼쳤다.
▲ 유리양이 아버지 루크 히구치 씨와 어머니 유명미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한국과 일본의 혈통을 이어받은 소녀답게 유리 양은 두 나라 국민들이 누구보다 가까워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번 지진피해에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종이학접기 행사에도 한국인 친구들이 발벗고 나서 정말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