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시에서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미군에 대해 징역 10년이 선고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신속하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일 A섹션 17면에 “한국의 재판부가 1일 18세 여학생을 강간한 케빈 플리핀 이병(21)에게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플리핀 이병이 지난 9월 24일 저가모텔의 여성숙소에 침입해 이 여학생을 여러차례 강간하고 4.5달러(5천원)를 훔쳐 달아났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미국정부가 사과하고 피의자 신병을 넘겼으며 검찰은 15년을 구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재판부의 박인식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3시간에 걸쳐 가학적이고 변태적 성욕을 해소할 동안 피해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적 모욕감을 겪어야 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1992년에 (윤금이씨) 강간살해사건 범인인 미군에게 15년형이 선고된 사건과 함께 미군의 성폭행 범죄는 미군 군속에 대한 한국 사법권의 확대와 주한미군의 철수요구로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대부분의 한국인은 2만8천명의 주한미군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데 긴요하다고 환영하지만 자국인에 대한 미군 범죄로 반미감정이 고조(高調)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선고는 한국서 일어나는 성범죄에 대해 더욱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최근 일련의 충격적인 범죄들은 정치인들과 사법부로 하여금 형량을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한국언론은 K이병, 미국신문은 케빈 이병
피의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한국 언론은 잔학한 성폭행을 저지른 미군의 이름을 한사코 감싼 반면 뉴욕타임스는 범죄자의 이름을 분명하게 공개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 신문 방송은 케빈 플리핀 이병을 줄곧 K이병으로 소개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케빈 플리핀 이병이라고 적시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피의자에 대해 익명(匿名)을 쓰는 법이 없다.
또한 한국 언론이 연쇄살인범 등 잔혹무도한 범죄자들의 얼굴도 한사코 가려주지만 미국 언론은 피의자의 신분임에도 여과없이 얼굴을 공개하고 수갑찬 모습까지 신문에 나온다. 다만 올들어 한국 언론 중 중앙일보가 잔혹한 범죄자가 더 이상 피의자의 신분이 아닐때는 신상을 공개한다는 편집 방침에 따라 유일하게 ‘K이병’의 이름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