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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태권명가 대를 잇는다 박연환-에디박 부자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11-10 (목) 02:48:39

 

“태권 한류는 이제 2세들의 몫입니다.”

미주 태권도계에 부자(부자) 태권도인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박연환(59) 전 뉴욕태권도협회 회장과 에디 박(26) 사범이 화제의 주인공. 아버지가 척박(瘠薄)한 미국땅에 태권도의 씨앗을 심었다면 아들은 태권도의 현지화라는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을 세계에 알린 최초의 ‘한류’는 바로 태권도이다. 한류라는 단어가 생기기 수십년전부터 태권도는 오 대양육대주에 수많은 사범들을 파견했고, 그들의 피와 땀으로 오늘날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그중에서도 미주 태권도인들은 태권도가 올림픽에 채택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이 된 것은 2000년 시드니대회다. 이것이 결정된 해가 94년 파리에서 열린 IOC 총회였는데 바로 전해 뉴욕에서 결정적인 태권도 행사가 있었다. 93세계선수권대회가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것이다.

  

세계의 수도인 뉴욕에서, 그것도 맨해튼의 중심인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것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대회의 중심에 있었던 이가 박연희 회장과 동생 박연환 회장 등이었다. 88서울올림픽의 후광(後光)과 김운용 IOC 위원의 영향력에 힘입어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의 기대감이 높아진가운데 93년 뉴욕 세계선수권의 성공적인 개최와 미국에서의 태권도 붐이 반대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결정타가 된 셈이다.

박연환 회장이 미국에 온 것은 1980년. 그가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9살 때였다. 형이 하는 태권도가 너무 멋있어 태권도에 입문했다는 그는 고등학교시절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일약 유망주로 떠올랐다. 고려대 사학과 입학후 전국신인선수권 우승하는 등, 해병대 복무시절을 포함, 4년간 챔피언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해외에 나가게 된 것은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힌 김운용 회장이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세계 각국에 사범들을 파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박 회장은 78년 아프리카 레소토로 건너가 2년간 태권도 전수에 땀을 흘렸다. 이후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태권도 보급에 힘쓰던 형 박연희 회장과 합류, 미주 태권도의 오늘을 일구는데 헌신(獻身)을 했다.

 

한국에서 챔피언을 4년간 지낸 그의 존재감은 미국인들사이에 태권도 붐에 견인차가 되었다. “그 무렵 미국인들은 체구도 이소룡 영화의 영향으로 동양 무예에 대한 신비감도 있었지만 은근히 실력을 테스트해보려는 이들이 많았어요.” 그때문에 화려한 발차기와 엄청난 두께의 송판격파 시범은 기본이었고, 때로는 덩치가 산만한 미국인 장사들과의 한판 대결도 불사했다.

  

실력을 통해 태권도의 힘을 입증하자 문하생이 되겠다는 이들이 줄을 섰다. 관원들이 500명~800명이 되는 대규모 도장을 여러곳 운영할만큼 그의 도장 ‘YH Park’은 뉴욕 태권도의 트레이드 마크로 통했다.

앞다퉈 제자가 됐다. 지금도 정치인과 경찰간부, 판사, 은행장 등 많은 주류인사들이 그를 깍듯이 스승으로 모시는등 폭넓은 교분을 자랑하고 있다.

공인9단인 그는 88서울올림픽의 미국대표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했고 96애틀랜타올림픽과 2000시드니올림픽에 임원으로 참여하는 등 국제적인 교류에도 힘을 쏟았다.

  

미국에서 문하생을 양성하는 것 못지 않게 그가 힘을 기울인 것은 태권도 영문출판사업이었다. 그가 수년전 출간한 ‘Taekwondo’는 18만부가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는 영문 자서전을 출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2년 미주태권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 8년간 미국태권도연맹을 주도한 미국인들이 한계를 노출, 한국태권도인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한인사범이 약 1만명, 미국인 사범은 2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한인태권도인들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 지난 8년간 세계대회 성적도 부진하고 국제위상도 많이 떨어졌다. 미국태권도인들의 SOS에 박연환 회장은 다음주 멕시코에서 열리는 팬암대회에 미국측 옵저버로 참가하게 됐다.

박연환 회장이 정작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따로 있다. 2006년 창설한 뉴욕오픈태권도다. 이 대회는 단순히 태권도 경기만을 하는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종합축제로 치러지고 있다. 이를 위해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과 aT센터(농수산물유통공사)와 긴밀한 협조속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11뉴욕오픈에서는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가 1천명분의 한식을 준비해서 큰 인기를 모았다는 후문이다.

 

이 대회를 계기로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가 ‘태권도의 날’을 선포하고 대회 수익금을 ‘SADD&MADD’ 등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한인태권도인의 선행이 주류 TV와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뉴욕오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상당 부분 2세 태권도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박회장의 장남 에디 박 사범은 보기드문 태권엘리트로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고교시절 야구와 농구, 미식축구 등 3개 종목의 주장으로 활약할만큼 스포츠신동으로 소문났던 박 사범은 뉴욕의 사립명문 마운트세인트빈센트 대학에서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공인5단인 그는 2009년 졸업후 2세 태권도인으로 아버지의 뜻을 잇기로 결심했다. 롱아일랜드 레비타운의 태권도장을 직접 운영하며 수련생 지도는 물론, 미국태권도연맹 본부가 있는 콜로라도에 출장을 다녀오는 등 미주 전역의 태권도인들과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

 

박 회장의 딸 니나(27)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댄스가수다. 2003년 머라이어 캐리의 내한공연때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니나는 2004년 싱글앨범 ‘Hit'm’으로 데뷔했다. 매력적인 외모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니나는 태권도 3단의 실력을 바탕으로 한 파워플한 댄스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했고 최근 한류붐을 타고 미국에서 음반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고교졸업반인 준수한 외모의 막내아들 엘리엇도 공인 4단의 태권도 실력과 엔터테이너의 소양을 갖춰 진로를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박연환 회장은 “미주에 태권도가 보급된지 40년을 넘어선 지금 태권도의 소양은 물론,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완벽한 2세대가 중심추가 될때 미국 태권도는 세계 태권도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박연환 회장 2006년 수기공모전 상금 태권도공원 기금희사

박연환 회장은 지난 2006년 해외 한인태권도사범 수기공모전에서 수상한 상금전액(100만원)을 태권도공원 조성기금으로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당시 한 언론에 실린 기사를 소개한다.

박연환 사범은 태인종합고등학교 재학시절 전국 고등부선수권대회에서 우승(1970년)하여 태권도 유망주로 급부상했고, 고려대 사학과에 진학한 뒤에도 태권도부에서 활동하며 전국 신인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1975년에는 대학연맹 단체전 우승으로 고려대를 태권도 명문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78년에 아프리카 레소토왕국에서 정부파견 태권도사범으로 활동한 그는, 1980년 그의 형인 박연희 사범의 권유로 뉴욕에 태권도 도장을 열었다. 1983년에는 전미태권도 연맹 코치로 활동하며 88서울올림픽 시범경기에서 미국여자태권도 대표팀을 세계 1위, 남자 대표팀을 세계 2위에 올려놓아 미국태권도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미국 전역에 태권도 붐 조성과 보급, 확산에도 크게 기여한 그는 현재 미국 ‘대 뉴욕지부 태권도 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US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 태권도 사범들의 미국진출을 도와주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을 통해 미국과 한국 태권도 사범들 간의 화합과 융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박연환 사범은 수기당선 상금 전액을 기부하면서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염원하는 무주 태권도공원이 성공리에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태권도사범과 지도자들이 동참하여 태권도의 진흥과 발전은 물론, 태권도 종주국(宗主國)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태권도 공원에 대한 소망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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