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부터 나이아가라에 이르기까지 수백쌍의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이 24일 결혼식 서약(誓約)을 했다. 동성결혼 합법화가 정식으로 발효된 이날 뉴욕주는 혼인신고를 하려는 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이채로운 풍경이 연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인터넷 톱기사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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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신고를 위해 오랜 세월을 기다린 이들은 뜨거운 더위에 여러 시간쯤 기다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뉴욕 맨해튼의 혼인신고 사무실. 뉴욕에서 23년 동거한 레즈비언 필리스 시겔(76)와 코니 코펠로프(84) 커플은 이날 첫 결혼식 서약의 주인공이 되었다.
뉴욕시 혼인담당부서 직원 마이클 맥스니위가 이들의 결혼이 합법적으로 이뤄졌음을 선언하자 한 신부는 또다른 신부의 이마와 왼뺨에 키스를 했다.
1호 게이 커플은 뉴욕 퀸즈에 거주하는 마르코스 챌럽(29)과 프레디 잠브라노(30)였다. 상의와 넥타이를 녹색으로 맞추고 검정과 흰색이 매치된 구두를 신은 이들은 결혼서약을 한 후 친구들이 축복의 쌀을 뿌려주는 사이에서 12초간 키스를 나눴다.
이날 뉴욕시에선 총 823 쌍의 동성커플이 혼인신고를 했다. 뉴욕시 5개 보로의 혼인사무실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을 축복하는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었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시위대들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불미스런 다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동성애자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뉴욕의 크리스틴 퀸 시의장은 첫 결혼서약을 지켜보면서 “판사가 뉴욕주 법에 의해 두사람이 혼인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짜릿한 전기가 흘렀다”고 감격해 했다.
뉴욕시는 물론, 북부의 버팔로부터 브룩헤이븐에 이르기까지 뉴욕주의 수십개 도시와 타운들은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느라 100명이 넘는 판사들이 집무를 했다. 지난 1월 취임직후부터 동성커플 합법화에 역점을 기울인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파티를 열고 다른 주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동참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모든 주민의 완전한 평등을 뉴욕주가 자랑스럽게 선언한 정말 중요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주 전국 6번째 동성결혼합법화
나이아가라에서 1호 동성결혼을 한 키티 램버트(54)와 셰릴 루드(53) 레스비언 커플은 결혼서약을 하고 100여명의 친지가 축하하는 가운데 키스를 했다. 뉴욕주의회가 있는 올바니에선 53세 동갑인 데일 게코와 바바라 레이븐 게이커플이 1호의 기쁨을 안았다.
뉴욕주 의회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것은 지난 6월 24일. 주의원 투표에서 33대 29로 통과됐고 30일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합법화가 됐다.
올바니의 중학교 특수교육 교사인 브라이언 뱅크스(33)는 “결혼이 합법화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흥분이 됐다”며 이날 올바니 시청에서 고교 수학교사인 동거남 존 잰더(37)와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그는 “비록 우리가 그동안 정식 부부라고 생각을 하며 살았지만 완벽한 부부로 법적인 증명을 할 수 있게 된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혼인신고 사무실에선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감을 가진 두명의 담당직원이 사표를 내는 일도 있었다. 여러 도시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졌고 전국결혼기구(NOM)는 이날 올바니의 주의사당과 쿠오모 주지사의 뉴욕 사무실, 버팔로와 로체스터 등 대도시에서 동시에 시위(示威)를 벌였다.
뉴욕주는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주이지만 규모로는 가장 커서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인접한 뉴저지주에선 동성애 시민단체가 호보큰에서 집회를 갖고 뉴저지주도 뉴욕처럼 동성결혼을 합법화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