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치러진 총선은 러시아 국민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모스크바 뉴스(www.moskvanews.co.kr)가 보도했다.
96%의 개표율을 보인 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49%의 득표율로 450개의 국가두마(하원) 의석 가운데 238석을 확보해 과반석(225석)을 넘긴 했으나 315석을 차지한 지난 총선에 크게 못미쳤다.
당초 자신들의 지지율을 65%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국민들의 그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상트페트르부르크의 정치학자 그리고리 골로소프는 이번 결과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자리 바꿈에서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이번에 얻은 49%의 지지기반을 그는 세가지로 나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그룹은 ‘통합 러시아당’의 정책을 선호하는 지지층, 둘째는 군종사자나 사관생도, 세 번째 그룹은 위조를 통한 부정투표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 골로소프 씨는 ‘통합러시아당’이 공식적으로 45% 표심을 얻은 것은 실제로 ‘통합 러시아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반증(反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집권 여당의 민심은 왜 돌아섰을까? 이는 9월 발표된 권력 쌍두마차(푸틴과 메드베데프를 의미)의 자리 재배치를 이후로 그들이 러시아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선거라는 형식을 통해 서로의 자리를 뒤바꾸는 것을 국민들이 염증(厭症)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잇단 경제 불황을 계기로 현 정치판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부정 투표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만일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았다면 지지율은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골적인 부정투표 행위로 ‘통합러시아당’이 65~70%의 투표율 속에 80%가 넘는 지지율로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꼬리뉴스>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번 총선 결과는 그간 러시아 선거에서 벌어진 ‘나흐 나흐’ 운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나흐 나흐’ 운동은 현 정권에 대한 반발로 유권자들이 모든 정당들을 반대해 투표 용지를 망치는 것이 목적인 캠페인을 말한다.
미국 정치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선거 관련 구절이 있다.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말이다. 러시아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바보가 아님을 증명했으며 제일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