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는 단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處斷)한 독립운동가가 아닙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수호(守護)한 위대한 독립운동가입니다.”
14일 뉴욕주 샐리스베리 밀즈에 있는 한국사찰 원각사에선 이채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창작뮤지컬 ‘영웅’의 부스가 마련된 가운데 큰법당에서 이를 홍보하는 시간이 마련된 것. ‘영웅’은 안중근 의사를 중심으로 한 대한독립군의 항일투쟁을 다룬 작품으로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링컨센터에서 총 14회 공연될 예정이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진이 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지난 2009년 초연, 호평을 받은 ‘영웅’은 실물크기 기차가 공중에서 이동하는 장면 등 초대형 장치와 음악, 무대미술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명성황후’ 뉴욕 공연이후 14년만에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에서 해외 첫 공연의 물꼬를 열게 된 ‘영웅’이 원각사에서 홍보활동을 하게 된 것은 원각사 불자인 김정광 전 미동부불교신도회장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평소 불교계의 우리 문화재 찾기운동 등 문화재 환수와 우리 역사의식 고취에 열정을 기울인 김정광 회장은 “안중근 의사와 같은 희대의 영웅을 묘사(描寫)한 우리의 창작 뮤지컬이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빛을 보기 위해선 우선 동포들이 흥행의 밑불을 지펴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찰 홍보를 주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불교계의 큰 행사이기도 한 백중 49제 회향일이어서 300명에 가까운 신도들이 자리해 모국서 온 창작 뮤지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홍보를 맡은 에이콤의 김여양 대리와 한승연 씨는 불자들의 잇단 문의에 비지땀을 흘리며 “원각사 신도분들이 기대이상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 큰 힘이 되었다”고 흡족해 했다.
원각사 주지 지광 스님도 “광복의 달인 8월을 맞아뜻있는 작품이 링컨센터에서 공연되는만큼 많은 불자들이 감상하길 바란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영웅’ 개막일 반기문 대사 등 초청
뮤지컬 ‘영웅’은 8월 23일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에서 첫 무대를 올린다. 제작사인 에이콤 인터내셔널은 “개막일을 유엔의 날로 정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각국 유엔대사 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영웅’은 의인 안중근의 숭고한 삶을 되짚는 뮤지컬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명석한 두뇌와 온화한 인품, 모두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지만, 그 이전에 고뇌(苦惱)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뮤지컬에서는 이 점을 부각시켜 영웅 안중근을 재해석하고 있다.
이번 뉴욕공연엔 안중근 역에 정성화를 비롯, 조승룡(이토 히로부미) 이상은(설희) 등의 배우가 열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