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만의 강풍을 동반하는 허리케인 아이린(Irene)이 뉴욕으로 북상, 맨해튼을 정통으로 지날 것이라는 예보가 전해지면서 27일(미동부시간) 주 방위군 까지 투입된 가운데 다리와 터널 등이 일부 통제되는 등 뉴욕 도심은 전시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맨해튼 23가와 브로드웨이에 있는 플랫 아이언(Flatiron) 빌딩. 1층 선미에 해당하는 Prow를 합판으로 막고 있다.
이날 맨해튼 도심은 오후 늦게부터 주 방위군 장갑차들이 다운타운 방향으로 대거 이동하고 블럭마다 정, 사복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한, 유사시 전기 공급을 적절하게 차단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콘에디슨 전기회사 직원들이 탄 차량 수십대가 15가 유니온 스퀘어 광장에 비상 대기 중이다.
▲ 브로드웨이의 한 카페가 유리창에 테이핑을 해놓았다. 강풍에 깨지더라도 파편이 덜 튀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정오를 지나면서 뉴욕일원엔 항공은 물론, 지하철과 버스, 철도, 선박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이 올스톱됐다. 허리케인은 뉴욕을 28일 오전 8시에 통과할 것으로 보이나 침수 및 강풍 피해 정도에 따라 교통수단 재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이?T다.
▲ 27일 정오부터 모든 지하철과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 맨해튼 23가의 지하철 입구에 출입을 금하는 테이프가 붙여있다.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맨해튼에서 나가는 것만 허용되는 상황에서 뉴요커의 발이 묶였다.
어스름이 깃들면서 맨해튼에선 수퍼마켓을 포함, 거의 모든 업소가 문을 닫은 상태다. 약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듀에인 리드(Duane & Reade) 체인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하고 28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맨해튼에 거주하는 뉴요커와 여행자들은 골목길의 작은 델리가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맨해튼 내 점포 90%가 허리케인으로 주말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브루클린 해안가와 고층빌딩이 주를 이루는 맨해튼 남단 배터리 파크 주변은 바닷물이 범람할 것을 우려해서 강제 대피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주 정부와 시에서 마련한 학교와 체육관 등 공공시설이 개방됐다.
식료품 가게에서 만난 러시아계 노인 두 명은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 거주하고 있는데 대피 명령이 내려져 맨해튼 미드타운의 호텔에 머물고 있다. 대피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최소한 500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맨해튼 호텔에 들어왔다”고 울상을 지었다.
뉴욕=김치김 칼럼니스트 kimchikimnyc@gmail.com

▲ 19가와 6애버뉴 선상에서 바라보는 도로 풍경. 엘로우 캡 몇대만이 쌩쌩 달리고 있다.
<꼬리뉴스>
허리케인으로 8명 사망
아이린이 27일 미 동부 해안지역을 강타하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치는 바람에 승용차 운전자 등 2명이 숨지는 등 이 지역에서만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11살짜리 어린이 등 2명이 쓰러진 나무가 깔려 숨졌다.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에선 100만여 가구와 업소의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산사태와 주택파손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는 전력회사 엑셀론이 운영하는 오이스터 크릭 원자력 발전소가 잠정 폐쇄(閉鎖)됐다.
미 당국은 현재까지 6개주에서 230만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상태지만 상당수 주민들이 이에 따르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아이린은 이날 오후 최고 풍속이 시속 8O마일(128㎞)로 전날의 100마일(160㎞)보다 약해진 카테고리1로 위험도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