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우리말방송국이 사할린의 한인들에게 한국어의 명맥을 잇게 해주었다면 한글을 보급한 일등공신은 새고려신문이다.
새고려신문은 1949년 6월1일 <조선노동자>이라는 제호로 하바로브스크에서 탄생, 2년후 유주노사할린스크로 이전했고 1991년 새고려신문으로 개칭돼 올해로 62년, 환갑을 넘겼다.
새고려신문은 60~70년대 한창 잘 나갈 때는 매주 1만부를 발간하는 소수계로는 규모가 상당한 신문이었다. 91년까지만 해도 주 5일 발행하는 일간지로 동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60년대 중반 사할린에서 조선학교가 폐교되면서 서서히 부수가 줄었고 주독자층이었던 1세들의 영주귀국이 늘어나고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1300부까지 떨어졌다. 8면의 신문중 6면을 한글로 쓰고 나머지는 러시아어로 작성하고 있다.
이 신문을 운영하는 배 윅토리아 사장(47)은 블라디보스톡의 극동대학 기자학부 통신과를 졸업하고 1985년 새고려신문에 입사했다. 좀더 유려한 한국어 기사를 위해 6개월간 모국의 한국어학당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는 배 사장은 “1988년 한국과 러시아가 정식 수교를 맺기 전까지 사할린 동포들은 고국의 무관심과 러시아의 천대를 받으면서도 한민족임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민족 정체성도 희미해져 가고 있다. 러시아 교육을 받고 자란 3, 4세대 대부분은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기에 한글과 우리 문화를 전하는 신문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센 세월의 파고를 넘기엔 신문이 가진 힘은 약하다. 신문은 현재 턱없이 부족한 광고수입에 우리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기자와 직원들의 사명감이 없었다면 벌써 자취를 감췄을지도 모른다.
▲ 새고려신문의 배 윅토리아 사장(오른쪽)과 김춘자 사할린우리말방송 국장이 박희태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도 주목할만한 동포신문이 있다. 바로 알마타에서 발행되는 고려일보로 해외에 있는 한인신문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고려일보는 1923년 3월 1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서 <선봉>이라는 이름으로 창간돼 강제이주 무렵인 1937년 정간의 아픔도 겪었다. 이후 <레닌 기치>로 재탄생했다가 현재의 이름인 고려일보가 되기까지 무려 88년의 장구한 역사다.
카자흐스탄 알마타로 신문사가 이전한 것은 1978년. 한때 직원이 60명에 달했고 소련 전역에 3만부를 발행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는 정부 보조금과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정치 경제가 안정이 되면서 고려일보는 앞날에 대한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엔 고려인이 알마타에 2만명을 포함, 10만명이 살고 있고 한인들도 2천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
남경자 고려일보 한글판 주필은 “카자흐스탄은 중앙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통한다. 지하자원도 풍부하고 민주주의도 정착돼 경제도 순조롭게 성장을 하고 있다. 고려일보의 역사가 고려인의 역사나 다름없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 새고려신문의 배 윅토리아 사장(왼쪽)과 고려일보의 남경자 주필
<꼬리뉴스>
새고려신문 발행인의 호소문
새고려신문은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sekoreasinmun.cafe)를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 사이트를 열면 배 윅토리아 사장은 안타까운 호소문을 읽을 수 있다.
소련 해체이후 여러개의 민족지가 폐간되는 위기속에서 직원들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신문을 지켜 왔지만 악화되는 경제문제와 한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인재양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솔직히 토로하고 인터넷을 통해 보는 한민족 독자들이 후원계좌로 십시일반 도움을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한 독자가 인터넷에 올린 응원의 글이 심금을 울린다.
중국 연변의 한글신문... 미국 LA에서 한국신문...
외국에서 발행되는 한글로 된 신문 이젠 새롭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동쪽끝 사할린섬에서 우리의 피를 나눈 3만의 동포중 과연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만명...천명...아니 백명....
이런 곳에 한글로 된 신문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고향 글이 그리워...
62년 전부터 한글로 된 신문을 보아왔습니다.
고국의 글을 잃어버리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신문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이제 조금 먹고 살만한데......
신문사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엔 돈을 내고 신문을 사보는 것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지금 주머니 속에서 손을 넣어...
돈을 주고 신문을 보겠습니다.
마지막 한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신문을 발행하십시요.
2011년 9월16일(음력 8월19일)새고려신문 (사할린 새고려신문) |작성자 bplus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