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공해가 뭐냐? 얼굴 못생긴게 공해여. 그보다 더 큰 공해가 뭐냐? 얼굴 못난 놈이 승질 드러운 것이여~”
18일 오후. 뉴욕주 샐리스배리밀즈에 위치한 미동부 최고(最古)의 한국사찰 원각사(주지 지광스님) 큰 법당은 신도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스님의 경건한 법문시간에 왜 파안대소(破顔大笑)가 터져나왔을까.
이날 설법의 주인공은 조계종 포교부장 계성 큰스님이었다. 계성 큰스님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쉬우면서도 해학적인 법문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 15일 맨해튼 리버사이드 처치에서 봉행된 진제 대선사의 뉴욕대법회에 동참후 원각사 신도들을 위해 특별한 설법을 하게 됐다.
대구 유가사와 강화도 전등사 주지를 역임한 계성 큰스님은 조계종 교육부장과 포교부장을 맡는 등 교육과 포교에 헌신하고 있다. 보통 총무원의 부장 임기가 2년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총무원 최장수 부장(5년 9개월)이라는 수식어는 스님의 명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소문대로 스님의 설법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풍자(諷刺)와 해학(諧謔)이 어우러진 가운데 설득력있는 메시지를 전달해 신도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스님의 튀는 표현은 서두부터 특별했다.
‘행복한 인생’을 주제로 한 설법에서 “불교란 한마디로 부처님 닮아가기 운동이다. 자꾸 부처님을 흉내내어야 한다. 스님이 프로라면 재가불자는 아마추어”라고 웃음을 유발하며 정의를 내렸다.
계성 스님은 “우리는 지구라는 열차를 타고 쉼없이 달리고 있다. 역이 없어도 내리고 탄다. 나는 1956호역(태어난 해)에서 승차해 지금 2011호역을 통과하고 희망한다면 2030호역까지 가고 싶다. 이게 인생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2만150일이라는 내 인생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것은 남이 나를 알아줄 때”라고 전제하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얻어먹고 기분좋은 사람에서 베풀고 기분좋은 사람이 되어라. 비난받을 수 있는 사람에서 칭찬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하는데 부처님 법대로 한다면 노는대로 생겨서 생긴대로 노는거다. 이 자리에서 업을 바꿔야 한다. 업을 가볍게하고 갈 필요가 있다”며 보시행의 실천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계성 스님의 오랜 주례 경력도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결혼식 주례를 250차례 섰다고 밝힌 스님은 “주례자로서 반드시 해주는 말이 있다. 부부는 서로 존대말을 해야 한다. 존대를 하면 싸울 일이 없다. 칼의 상처는 세월이 가면 낫지만 말의 상처는 세월이 가도 낫지 않는다”며 서로를 존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사형수이다. 지금은 집행유예기간일뿐이다. 넉넉한 늙음을 위해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 성 안내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 이기심을 버리고 내생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보고싶은 사람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샐리스배리밀즈(뉴욕주)=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숫자로 본 우리가 살아온 날들’
“20150이 뭔지 아세요?”
이날 계성스님은 강의용 칠판에 ‘20150’이라는 숫자를 써서 신도들을 궁금하게 했다. 이 숫자는 다름아닌 스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 9월 18일 현재까지 살아온 날이었다.
살아온 날들을 헤아리는 특별한 달력을 걸어놓고 있다는 스님은 “1983년 12월 4일은 내가 태어난지 1만일이 되는 날이었고 2011년 4월 2일은 2만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83살이 되는 해 11월 어느날이 3만일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님이 이같은 숫자들을 언급한 것은 하루하루가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날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스님은 “내 인생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아야 현실을 바탕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상대방은 나의 거울이다. 거울보고 웃으면 저 안에서도 웃는다. 자기가 한대로 받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탐진치’ 3악을 벗어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