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들이 가뿐 숨을 쉬며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동안 연도에 늘어선 시민과 관광객들은 선수들을 격려하기위해 종을 치기도 하고, 지난해 월드컵에서 인기를 끈 응원기구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육성으로 힘차게 소리쳤다. “잘하고 있어요”, “조금만 더 힘내요”, “다 왔어요”, “멋져요”, “자~ 어서요”, “자랑스러워요.”….

마라톤에 출전한 선수들의 가족과 친지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시민들로 4만7천여 마라토너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모습은 마라톤만이 줄 수 있는 감동어린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경주가 끝난 마라토너들은 완주를 하고 나서 자신들의 소지품을 찾은 뒤 해산을 하는데 대부분이 혼자 온 사람들이 많다.
주최측에서 나눠준 보온용 커버를 하나씩 덮고 뭔가를 입에 물고 마시고 하면서 짐 보따리 하나씩 들고 가는 모습이 오늘 따라 너무 인상적이다.
투명 비닐 봉지 두어개씩 들은 그 곳에 보이는 속옷이며 겉옷 지갑 물병 등이 담겨 있어서 보는이로 하여금 쓸쓸함이 느껴지게 했다.

○…완주한 이들 중에는 씩씩한 모습으로 가족이나 친구가 와서 함께 가는 이들도 있지만 의외로 혼자 온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여러 시간을 달리느라 기력이 쇠잔해 축 쳐진 어깨에 더해 절룩거리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나이 많은 선수중에 한기가 느껴지는듯 비닐커버로 몸을 잔뜩 휘감고 웅크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
정말, 저들이 26마일을 완주한 사람들인지 믿기지 않을만큼 금방 탈진해서 쓰러질 것 같이 힘든 모습이어서 보는이들을 안쓰럽게 했다.
그러나, 마라톤은 기록을 갱신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완주를 했든 못했든 그 뒷모습에서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함, 최선을 다했다는 자족감이 절절하게 묻어나왔다.
뉴욕=김진곤특파원 ckkim@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