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드문 시월의 눈폭풍이 뉴욕 등 미 동북부에 몰아쳤다.
29일(미동부시간) 정오무렵부터 뉴욕과 뉴저지 펜실베니아 매사추세츠 등 뉴잉글랜드 지방에 눈보라가 몰아쳐 수만가구의 전기가 나가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도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눈은 뉴욕주 스톰빌에 가장 많은 16인치(40cm)가 쌓인 것을 비롯, 매사추세츠 워세스터에 11인치(28cm), 펜실베니아 르하이밸리에 10인치, 뉴욕은 5~7인치가 내리는 등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의 설경(雪景)이 연출됐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날 폭설로 뉴저지의 20만 가구, 코네티컷 11만6천가구, 뉴욕일원에서 5만6천가구의 전기가 끊어져 불편을 겪었다. 또한 뉴욕시에서만 600여그루의 나무가 쓰러져 도로 곳곳이 정체(停滯)를 빚기도 했다.
폭설과 함께 기온도 빙점 가까이 내려가는 등 쌀쌀한 날씨로 할로윈데이(31일)를 앞두고 주말 쇼핑객들과 시내에서 파티를 즐기려는 이들이 불편을 겪었다. 맨해튼은 진눈깨비가 내려 행인들이 우산을 쓴 채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플로리다에서 가족들과 함께 관광을 왔다는 조지프 포객 씨는 “엘리스 아일랜드와 자유의 여신상, 센트럴 파크에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나빠서 박물관에 가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아쉬워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월가 시위대 추위와 폭설 이중고
뉴욕타임스는 때아닌 폭설로 월스트리트의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露宿)하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도전을 맞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수일전부터 뚝 떨어진 기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눈까지 내려 시위가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
주코티 공원에서 초록 우산이 있는 안내데스크에 있는 크리스토퍼 구에라 씨는 노란색 우의(雨衣)를 입고서 “속에 가죽자켓과 스웨터 등 보온내의를 입고 있다. 담요가 하나 있으면 좋겠지만 견딜만하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추워지는 날씨를 고려해 실내로 옮겨 시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의 시위에 동조하는 각 도시의 시위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이미 덴버에서는 지난 주 뚝떨어진 기온으로 시위대 5명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의(戰意)’를 불태우는 시위대도 적지 않다. 뉴욕주 주도인 올바니의 시위대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담요와 난방기 등을 구비해 놓았다. 변호사라는 로버트 매지 씨(27)는 최근 슬리핑백을 구입했다면서 “우리는 충분히 추위에 익숙해 있다.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