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꼬꼬면 1인분 추가요!”
“원두커피도 정말 맛있네요.”
뉴욕 플러싱에서 꼬꼬면 잔치가 벌어졌다. 25일 플러싱의 주택가에 자리한 뉴욕밀알선교단 1층은 허기를 자극하는 라면냄새와 구수한 커피향이 오후 내내 진동했다. 뉴아라봉(뉴욕의 아름다운 라면봉사)이 매월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라면봉사 이벤트의 현장이었다.
이날은 장애우돕기 기금마련을 위해 일일카페로 펼쳐졌다. 장애우들이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장애우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뉴아라봉의 선장은 뉴욕서 학업과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배우 김성아 씨. 지난해 7월 한국의 아라봉 뉴욕지부가 설립된 이래 매월 라면봉사모임을 陣頭指揮(진두지휘)하고 있다.
뉴아라봉 이벤트는 양로원이나 고아원, 장애인재활센터 등 뉴욕한인사회의 그늘진 곳을 다름아닌 장애우들이 돕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장애우들이 직접 라면조리와 서빙 등에 참여함으로써 재활의지를 돕고 직업교육을 겸하는 것이다.
일반인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빼놓을 수 없다. 매 이벤트마다 대여섯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단골봉사자인 송정훈 전뉴욕한인보험협회 회장은 이날도 설거지를 도맡는가하면 자신이 초청한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지난달 히스패닉 노숙자 봉사때 주방에서 큰 일꾼 노릇을 했던 김일진 씨 역시 장애우들의 조리훈련을 돕는 등 주방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손님으로 온 김용정 컬럼비아대 교수는 식사후 설거지까지 거들며 봉사자로 변신(?)하는 등 흐뭇한 풍경을 연출했다.
송정훈 회장은 “최근 동창 모임에서 뉴아라봉 행사에 대해 알렸더니 여러 친구들이 참여해주었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꼬꼬면이 (주)팔도에 의해 처음 제공돼 시선을 끌었다. 당초 팔도에선 꼬꼬면 3박스(120개)를 보냈지만 세관통과가 늦어져 급히 조달한 20개의 꼬꼬면과 함께 클로렐라라면을 추가했다는 後聞(후문)이다.
뉴아라봉은 장애인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단장 김자송)과 손잡고 매월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설날을 맞아 뉴욕한인장로교회에서 히스패닉 노숙자들에게 사랑의 라면봉사를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은 계산대를 맡았고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은 라면조리 보조와 서빙을 하는 등 역할분담을 해온 덕분인지 이제는 척척 손발이 맞는다. 김성아 씨는 “처음엔 어색하고 허둥대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너무나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 곰살궂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는 피터 군은 조리보조와 서빙은 물론, 손님들의 외투도 챙겨주는 등 일인삼역으로 박수를 받았다.
김자송 단장은 “오늘 일일카페를 통해 모아진 액수보다 더 고마운 것은 장애우들에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다음달 행사는 야외테이블도 설치
그간 뉴아라봉은 일반 라면은 물론, 비빔면과 일품짜장면, 설렁탕면, 녹색클로렐라면 등 다양한 메뉴의 라면을 조리해왔다. 장애우들이 각각의 라면을 요리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라면을 조리할때마다 쇠고기와 계란, 버섯, 브로콜리, 떡국떡 등 예닐곱가지의 부식을 함께 넣어 더욱 맛난 것은 물론, 푸짐한 한끼식사가 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념단무지나 깍두기 등 간단한 반찬들도 만드는 법을 지도해 왔다.
이들의 재활의지에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밀알선교단의 정창모 집사는 “장애우들을 무조건 보호받이고 도와주는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아라봉은 3월 31일 예정된 다음달 행사는 날씨가 괜찮다면 밀알선교단내 마당에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 꼬꼬면 일일카페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