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의 한 타운 공립학교들이 올 가을부터 성적표에서 D를 없애기로 해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뉴저지 북서부에 위치한 마운트올리브 학군이 모든 공립학교 성적표에 A, B, C와 F만을 주기로 함에 따라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운트 올리브 학군의 래리 레이놀즈 교육감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학습을 고취시키는데 장애가 되는 D를 없애야 한다. 누구도 D를 받는 사람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데 왜 우리가 D를 받는 학생들을 용인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른바 ‘노우 D 정책’이 지난주 타운 교육위를 통과하면서 이 지역 학생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악의 발상이라며 반발을 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도 학생들이 낙제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9학년 크리스 래들러(13)는 “이번 결정은 불공평하고 학생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면서 “C를 받기에 약간 모자르지만 F는 결코 아닌 학생이 낙제를 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섯아이의 엄마인 크리스틴 프리스트 씨는 “아이들에게 늘 우리는 D는 F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D는 노력했다고 볼 수 없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마운트 올리브 학군 학생들은 학년을 마친 지난 6월 1500명중 389명이 D를 받았다. 종전에는 65점까지도 낙제를 면했지만 올가을 신학기부터는 70점 이상이 안되면 낙제가 된다.
마운트 올리브 학군은 학생들이 시험이나 숙제에서 낙제에 해당되는 평가를 받으면 사흘간 C를 말미를 더 주고 부모들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자녀들의 점수를 통보해 준다.
계속 낙제하는 학생들은 ‘주목 리스트’에 올라 다른 학생의 도움 등 보충수업을 받게 된다. 만일 학생들이 F학점 과목을 만회하겠다면 ‘선셋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이브닝 스쿨을 선택할 수 있다. 공립학교 학비는 면제지만 이브닝 스쿨은 과목당 1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아버지가 교육위 이사장인 맥스 워너(17)는 “사람은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성적표가 올 D라면 어떤 좋은 대학이 학생을 받아주겠느냐?”며 이번 정책을 찬성했다.
아프로디테) 지오가코폴러스(16)는 ‘노우 D정책’이 서머스쿨을 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제물에 게으름을 피는 바람에 서머스쿨에서 세계사와 앨지브라2를 재수강하고 있는 그녀는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스로를 푸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역시 서머스쿨에서 스페인어를 재수강하는 션 로빈슨(17)은 ‘D가 없는 학교’에 있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면서 마운트 올리브의 강화된 기준이 좋은 이미지를 만들 거다. 내가 성적표를 가져오면 엄마가 행복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마운트올리브 낙제생 줄어들까
마운트 올리브 학군의 레이놀즈 교육감은 “90년대 캔사스 위치타에서 ‘A, B 혹은 다시하기(do it over)’라는 이와 유사한 평가정책을 시도한 바 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그의 학생 절반이 주요 과목 리포트를 다시 했고 그 결과 대부분 A 혹은 B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번 D없는 성적표의 성공을 확신했다.
마운트 올리브 고교는 이번 서머스쿨에 79명의 학생들이 지난 학기 낙제한 과목을 재수강했다. 서머스쿨 마크 피도지크 교장은 “내년엔 ‘노우 D 정책’덕분에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7학년 과학 교사인 그는 “지난 학기 6명의 학생들에게 D를 줬는데 그들이 조금만 노력했다면 C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 아이들은 과제물과 프로젝트를 빠트리거나 시험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교사는 “아슬아슬하게 학점의 경계선을 걷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은 D를 받을 것을 계산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계산을 잘하는 아이들이 돌아서면 수학을 못한다고 말한다”고 조크했다.